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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시 : 2003. 2. 18(수)
- 주 최 :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매일경제신문사
- 사 회 : 이달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좌담자
김일영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전용주 (동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홍기택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참여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매일경제신문사와 함께 전문가 좌담을 열고 지난 1년 간 경제ㆍ정치ㆍ사회 등 각 분야에서 나타난 변화의 의미와 문제점을 진단했다.
좌담은 2월 18일(수), 이달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사회로 매일경제신문사 10층 소회의실 에서 이뤄졌다.
－이달곤 교수＝노무현 정부의 특징과 정치개혁 성과를 먼저 평가해 보 자. 김일영 교수＝노무현 정부의 출범으로 대단한 '파워시프트(권력이동)' 가 발생했다.
주변층에 있던 사람들이 권력의 핵심으로 들어왔다.
상당 수 장관과 청와대 비서진이 바뀌었다.
이것이 총선용으로 나타난 일시 적 현상인지 관리형 인사로 계속 바뀔지는 지켜봐야 한다.
전용주 교수＝리더십 측면에서 살펴보면 대통령의 '의제(어젠더)'가 집 권 초기에 확연히 다가오지 않았다.
구체적 정책의제가 국민에게 다가 오지 않은 게 위기 발생의 원인이 됐다.
정치개혁 프로그램도 국회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
지지 자에게서 받은 정책적 위임사항을 프로그램화하는 데 실패했고 이 부분 이 재신임이란 극단적인 정치적 승부수로 나왔다.
앞으론 정책적 승부 수로 바뀌어야 한다.
최병일 교수＝정부가 좌파성향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우파를 생각하고 양쪽을 만족시키려다 보니 우왕좌왕한 측면이 있다.
한국 경제가 양적 팽창시대를 멈추고 성장률도 4% 안팎을 유지하고 있 지만 주로 자본집약적 성장을 하다 보니 일자리가 없다.
뭔가 획기적인 고용대책이 있어야 하지만 노조문제를 다루는 시각을 보 면 무원칙으로 일관한다.
처음엔 힘을 실어준다고 하다가 불법파업이 문제되면 공권력을 동원한다고 하다가 또 실기하곤 했다.
정권 탄생에 힘을 실어준 사람도 등을 돌리고 표를 주지 않은 사람은 더 혐오하는 양상이 벌어졌다.
－이 교수＝그렇다면 1년 간 참여정부가 경제적 측면에서 이룩한 건 뭔 가. 앞으로 방향은. 최 교수＝이 정부가 경제ㆍ사회 분야 비전으로 동북아 중심축을 만든다 고 했는데 특별한 로드맵이 사실 나온 게 없다.
연말에 투자유치 기구 정도를 만들었다.
사실 이를 위해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조속 히 처리돼 다른 FTA로 연결됐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SK글로벌 사태 등에서 재벌 경영권이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다, 외국자 본에 인수당할 수도 있다는 단초를 제공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사건 이었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외국계 자본 중 상당수는 단기수익에 관심 있는 자 본이라서 결정적일 때 빠져나갈 수 있다.
홍기택 교수＝최근 경제ㆍ경영학자들이 경제살리기 성명서도 발표했다.
노무현 정권 들어 2003년을 보면 경제환경이 대외적으론 엄청나게 좋아 졌다.
덕분에 우리 무역수지도 100억달러 이상 흑자를 냈다.
2000년대 들어 이런 호기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침체 상황을 벗 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우선 이전과 경제 어프로치가 달라졌다 는 점이다.
전에는 경제의 조정 중심축이 청와대나 재정경제부 장관에 게 주어지고 조정을 통해 각 부처에서 정책 혼란 없이 한 방향으로 가 는 게 나타났는데 이 정부 들어선 장관들에게 자율권이 주어지고 장관 들이 다 코드가 다르다.
이것이 기업에 엄청난 불안 요소로 작용한 것 이다.
최근 이헌재 부총리가 로드맵을 다시 하고 경제 중심축이 형성될 기미가 보이는데 두고 봐야 한다.
－이 교수＝최근 체결된 일자리 사회협약은 긍정적으로 볼 수 없나. 홍 교수＝노동문제와 관련해 여러가지로 일관성 없는 정책이 나왔다.
처음에 친노동적 정책을 펴고 불법파업도 수수방관했다.
청와대 일각에 선 네덜란드식 노조협약을 얘기하는 등 혼란스러웠다.
최근 협약에도 민주노총은 참여를 안했다.
얼마나 권위를 갖고 효과가 나타날지는 두 고 봐야 한다.
－이 교수＝정치 분야의 성과는 어떤가. 김 교수＝DJ정부는 첫 등장 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병행 발전을 내세 웠고 1년 후 생산적 복지를 내세워 삼위일체를 이뤘다.
지금보단 상당 히 준비된 모습을 보였다.
참여정부는 로드맵만 나오고 실천이 없었다.
그래서 비꼬기를 로드맵 정부, 나토(No Action Talk Only) 정부라고 한다.
과거에는 수석비서관이 다 있고 이들이 부처를 담당해 일일이 간섭했다 . 이 정부는 그렇게 안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장관에 얼마나 힘을 실어줬나 의심스럽다.
장관도 책 임지고 총대를 멘 사람이 하나도 없다.
주요 갈등 사안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지려고 안했다.
－이 교수＝대선자금 수사와 사회 개혁의 관련성은. 김 교수＝그 자체가 천문학적 규모이고 경제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 서 문제가 크다.
다만 정치가 검찰 손에 맡겨져 있다.
검찰공화국이다.
대통령 포함한 모든 국민이 검찰만 바라보고 있다.
폭 로가 이뤄지고 검찰이 수사하고 그리고 기소처벌하는 식인데 이것은 정 치의 모습은 아니다.
정치 중심이 검찰과 언론으로 옮겨가 있는 형상이 다.
정치개혁 당위성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는데 검찰이 하는 것은 전투다 . 깨끗이 밝혀내는 게 주 목적일 수 있다.
그런데 검찰이 밝힌 전투 성 과를 전쟁의 승리로 갈 것이냐, 즉 어떻게 정치개혁으로 가느냐는 정치 의 몫이다.
대통령과 여야가 모여 최소한의 합의는 해야 한다.
－이 교수＝지방분권과 행정수도 이전 등은. 전 교수＝행정수도 이전은 별로 국민에게 알려진 것이 없다.
적극적으 로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 정부의 업적은 역시 탈권위다.
정치개혁이 대통령의 의제로서 안된 측면이 있지만 검찰에서 시작된 정치개혁 현상을 볼때 만약 이회창 후 보가 됐다면 검찰이 자율성을 갖고 할 수 있었을까 싶다.
자기 리더십 확보엔 이용하지 못했지만 환경을 조성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 다.
－이 교수＝마지막으로 시급한 과제는 뭔가. 홍 교수＝DJ정부까지만 해도 경제적 요인이 주요 정책 결정에 있어 중 요시됐다.
이 정부는 정치개혁 위주인지 몰라도 경제에 대한 고려가 우 선 순위에서 떨어진다.
경제적으론 우선 기업가들의 기업하려는 의지가 살아나는 환경이 중요 하다.
기업인 처벌 등의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최악의 기업경영 환경이 다.
어떤 형태로든지 빨리 기업가들로 하여금 경제를 하려는 의지를 갖 도록 해야 한다.
최 교수＝1년 간 경제문제를 방치했다.
프로그램 자체가 분배를 중시했 고 반재벌적 정책으로 끌고 왔는데 여러 상황으로 진전되지 않았다.
기업인 몇 명 끌고 나와 구속하는 게 문제 해결이 아닌 것을 다 알면서 본질적 정치개혁 문제를 정치인들이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제 자리를 못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한국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외국인의 투자는 외환위 기 이전 상태로 떨어진다.
심각한 성장잠재력 훼손이 벌어지고 있다.
경제를 챙기려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통령뿐 아니라 경제수장 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경제팀의 팀워크가 중요하다.
노동부 농림부 등 도 성장 중심 분위기로 가야 한다.
일단 파이가 커져야 한다는 데 대 해 합의가 필요하고 이번 총선에서 어느 당이 1당이 되든지 국민적 공 감대가 있어야 한다.
전 교수＝탈권위, 자율성이 상당 부분 이뤄졌지만 수평적 책임성도 중 요하다.
권력기관간 상호 견제가 체계적으로 제도화돼야 한다.
권력기 관간 견제장치도 장기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이 교수＝국정의 우선 순위를 분명히 하고 시간을 고려해 필요한 사 안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북한문제 등은 상당 기간 방치돼 왔다.
시간관리를 잘 할 것을 충고하면서 좌담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