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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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시 : 2003. 11. 20 (목) 14:00 ~ 17:00
- 장 소 : 4.19 혁명기념도서관
- 주 최 :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 사 회 : 김석준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시민회의 공동대표)
- 토론
김성주 (성대 정치외교학 교수/국가경영전략연구소장)
김일수 (고대 법학 교수/기독교윤리실천운동연합 대표)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노혜경 (부산외대 교수/문화평론가)
박효종 (서울대 정치학 교수)
진중권 (칼럼리스트/시사평론가)
- 대 상 : 일반인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지난 20일(목) “한국사회의 정치지평을 말한다” 라는 주제로, 최근 전개되고 있는 복잡다단한 정치계의 대지각변동 상황에 대하여 총체적으로 검토해보고 이 사회가 지향해야할 정치지평의 방향성을 찾아보기 위한 논장으로서 특별대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석준 이화여대 행정학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진중권 중앙대 독문학 교수, 김성주 성균관대 정치외교학 교수,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박효종 서울대 정치학 교수, 김일수 고려대 법학 교수, 노혜경 부산외대 국문학 교수가 토론을 맡아 개별발제식 토론과 난상식 토론을 결합한 논의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진중권 교수는, 대통령론을 논함에 있어서, 노무현대통령의 언행 가운데 가쉽꺼리에 불과하다할만한 말 한마디를 가지고, 온갖 마녀사냥과 정치공세를 펼쳐대는 수구언론의 유치한 음모가 참을 수 없을만큼 가볍다라고 강변하는 한편, 최근 창당된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는 아무리 민주당과 결별하여 신선함을 모색하려 하였어도, 민주당과 근본적으로 노선이 다르지 않아 양당체제구도를 크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고 평가절하했다. 또한 송두율교수사건 등과 관련해서도 전근대적인 색깔공세를 비판하며, 사상적 포용력이 결핍된 사회분위기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으며,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대변해줄 정치세력이 있어야 하고 그 대안인 민주노동당의 약진이 절실히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김정호 원장은, 정치인이란 결과적으로 법을 만들고 적용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것인데, 언제부턴가 규칙과 원칙을 가장 잘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 대명사가 되어 버렸다고 일갈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협상의 법칙이나 토론의 법칙을 무시하고 퇴장하고 반목하기를 일삼는 모습은 이 시대를 가늠하는 가장 두드러진 징표이며 원시적인 모습이라고 탄식했다. 한편 ‘개혁’의 기치를 드높이며 등장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등이 말하는 ‘개혁’의 참 의미가 과도하게 단순한 평등주의적인 담론으로 논의되는 것은 위험하다며 정치안정과 경제재건을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 알맞은 평등의 수위를 조율할 때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박효종 교수는, 노무현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쉽은 ‘내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특유의 흑백논리가 흐르고 있다며, 탈권위주의의 진정한 리더쉽이란 자신만의 골수지지세력에게 호소하기 보다는 대의기구 안에서 포용적이고 이성적이며 절제된 리더쉽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당이나 국회를 도외시하고 국민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감성정치는 참여정치를 빙자한 책임민주주의의 실종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한편 한 사회가 하나의 ‘포괄적인 교의’만으로 움직여지는 사회는 좋은 질서를 가진 사회라고 보기 어렵다며, 다양한 의견들은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자유롭게 경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다양한 의견들을 수용할 수 있는 관용의 가치나 인간의 품위와 존엄성 자체를 부인하는 이념까지 받아들일 수는 없다며, 한국사회의 진보와 보수는 서로 간에 경합할 수 있는 가치와 그럴 수 없는 가치들을 엄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하며 그 속에서 보혁갈등의 해법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노혜경 교수는 4당체제와 관련하여, 열린우리당이 민주당과 갈라선 것은 분열주의적 사고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개혁세력의 전국정당화 등을 도모하여 새로운 정치지평을 만들어 내기 위한 거시적이고 필수불가결한 역사적 선택으로 보아야 한다고 강력히 말했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무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4당체제로의 분할은 오히려 정치변동의 발전적 과정으로 보아야지 소모적인 사분오열의 과정으로 보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수구정당의 끝물에 들어선 한나라당도 더 이상 희망이 없으므로 조만간 구세력으로부터의 신진세력의 발전적 분열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성주 교수는 정치개혁은 낡고 썩은 정치의 틀을 새로운 정치의 틀로 바꾸는 것이라며, 새로운 것은 시간적 변화에 따른 막연한 기대를 넘어서 인간의식과 행태의 실천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이념적 양극구조, 지역적 균열구조 등 비합리적인 요인들을 넘어 합리적 선진정치를 이끌어 내는 정치지평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권력분산과 엘리트 순환구조 확립, 당의 민주화, 선거공영제의 전면실시, 선거제도의 개선, 참여의 확대,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와 상향식 의사결정구조의 제도화, 국민경선제 도입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변했다. 더불어 특정지역에 근거한 지역정당구도를 지양하고 이념적 정책적으로 융합할 수 있는 새로운 정당문화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일수 교수는 재신임국민투표는 여야간의 정치적 합의가 있더라도 헌법규범위반이라는 역사적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와 같은 정치적 꼼수로서 국론분열과 정치적 국력을 소진시키는 경망스러운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책임총리제식 개헌이나 내각제식 개헌과 같은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현실적으로 사회적 민주주의 정당이든 건전한 노동이념정당이든 또는 녹색당과 같은 환경 생태이념정당이든 제3의 대안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개혁만을 이야기하고 정작 건전한 개혁의 세부적 가치이념 즉 알맹이 없는 정치구호의 허구성은 경계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지식인그룹의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이 날 토론회는 현재 정치구도에 대한 총평과 함께, 세부적인 각론주제들로 들어가서는 허심탄회한 난상토론이 이루어졌으며, 진보 보수 중도 각계의 사상적 스펙트럼을 대표하는 지식인들의 정치사회철학이 생생하게 피력되는 자리였다. 우리의 정치문화가 무엇인가 달라져야 한다는 데에는 토론자 모두가 공감하면서도, 그 세부적인 대안과 비전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하였으며, 보수진영 또는 진보진영 쪽에서 조차도 그 완급의 시각차가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김석준 교수는, 이 자리가 무엇을 결론내리는 자리라기보다는, 바로 그러한 차이점을 확인하고, 서로 공생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내기 위한 보다 많은 숙제들을 얻은 것이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소득으로 남는다고 매듭을 지었으며, 뜻깊은 ‘좌우중도간의 만남’의 의미를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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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자료
- 김성주 (성대 정치외교학 교수/국가경영전략연구소장)
- 김일수 (고대 법학 교수/기독교윤리실천운동연합 대표)
-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 박효종 (서울대 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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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회의 정치지평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