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성명서>
개방형 직위 공모 과정에서 청와대의 사상검증과 권력남용을 규탄한다.

최근 청와대가 주미 경제공사직에 응모한 대학교수의 바른사회시민회의 활동 경력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또한 실무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요하는 민간 공모직까지 현 정부가 응모자의 특정 시민단체 참여여부를 탈락사유로 들었다면, 이는 사상검증이라는 또 다른 ‘이념 블랙리스트’를 만들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현행 ‘개방형 직위 및 공모 직위의 운영에 관한 규정’ 제7조에는 “소속 장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선발시험위원회의 추천 순위에 따라 임용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모든 외압을 배제하고 선발시험위원회의 객관적 심사에 따라 해당 공모직의 적임자를 임용하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응모자가 현 정부정책을 비판해 온 점과 바른사회시민회의 활동 경력을 문제시한 의견서가 인사검증 과정에서 첨부되었다. 청와대가 이를 검증잣대로 선발시험위원회 순위결과를 뒤집었다면, 이는 청와대의 명백한 규정위반이자 권력남용인 것이다.

더군다나 주미 경제공사 개방직 공모는 통상외교 전문가를 선발하는 과정이다. 청와대가 국정철학과 코드에 맞는 인사를 골라 임명하는 정무직 공무원과는 다르다. 개방공모직의 경우 응모요건 및 평가방식이 미리 확정되어 있는데도 청와대가 국정 철학과 코드를 운운한다면, 헌법상의 언론과 사상의 자유와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 정부가 우수 전문가보다 이념성향을 더 우선으로 두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청와대가 특정 시민단체 참여 이력을 집중적으로 지목한 것은 더 납득할 수 없다. 그들이 문제 삼은 바른사회시민회의는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싱크탱크로서, 좌우 정권에 상관없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라는 기치에 어긋나는 방향에는 가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또한 시민단체의 역할은 정부 정책과 법제도를 감시함으로써 우리사회의 견제와 균형을 맞추는데 존재의의가 있다. 현 정부는 어느 때보다 시민사회계 출신 인사를 요직에 임용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한쪽 방향만 바라보고 자신들의 이념과 다르면 손을 잡지 않는 외눈박이 정부인 것이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주미 경제공사 개방직 공모 과정에서 드러난 현 정부의 불공정 인사검증과 권력남용을 규탄하고, 개방공모제의 취지를 어지럽힌 행위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며 청와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특정 시민단체 활동 경력을 문제삼은 사상검증에 대해 즉각 해명하라.
하나, 공모직 선발임용에 있어서의 권력남용 행위에 대해 청와대는 사과하라.
하나, 권력형 부정채용에 의한 또 다른 희생자는 없는지 전수조사하라.

2018. 3. 28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