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 곡이 국론분열을 가속화하고, 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을 계속해 뒤흔드는 상황이 못내 걱정스러워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함께 모였다. 안타깝고 개탄스럽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법률을 만들고, 광주 5.18 기념행사 때마다 제창(齊唱), 즉 소리 높여 함께 부르자는 지난달의 논란 이후 정치권의 파행은 여전하며, 최근들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야당 원내대표 한 사람은 이른바 ‘5.18폄훼 방지특별법’을 만들겠다고 공언해 우릴 놀라게 했다. 기념곡 지정은 당연하며, 앞으로 광주5·18을 비방·왜곡하는 사람에게는 5년 징역형이나 5천만 원 벌금형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기존 법체계 안에서 얼마든지 가능한 걸 별도의 장치를 만들어 가중처벌하고, 그걸로 국민의 입을 틀어막아 지역간 위화감까지 부채질하자는 게 그들이 말해온 새정치인가? 우린 그걸 엄중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있다. 지난 주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을 포함한 야(野) 3당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해임촉구결의안 발의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우리를 다시 경악시켰다. 거듭 묻는다. 당당한 보훈행정을 주도해온 애국자 한 사람을 끌어내리는 정치적 폭거가 성공할 것이라고 당신들은 믿고 있단 말인가? 여의도 정치권은 그게 어떤 종류의 역풍을 몰고 올 지조차 판단 못하는 이념적 백치집단이란 말인가?

오늘 밝히겠다. 이 자리에 모인 우리 모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반하는 노래라고 확신하고 있다. 세상을 뒤집자고 선동하는 노래가 어떻게 감히 대한민국 기념곡 반열에 오를 수 있는가? 세계의 어떤 나라가 그런 종류의 운동권 노래를 국가 공식기념곡으로 채택하는 사례가 있단 말인가? 우리는 알고 있다. 그 노래의 원시(原詩)는 백기완의 ‘묏비나리’이며, 그들의 꿈꾸고 말해온 새날이란 “민중혁명을 통해 반(反)자본주의, 반미(反美)가 실현된 세상”이다. 그런 세상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바탕으로 하는 대한민국 헌법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건 너무도 명명백백한 사실이다.

상황이 이토록 확연한데도 이 모든 폭거를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거짓 화합의 이름 아래 진행하겠다는 선동정치에 맞서 기념곡 지정과 제창을 일관성 있게 거부해온 박근혜 정부를 높이 평가한다. 그것이 일관성 있는 보훈행정이며, 나라사랑 정신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동시에 국민에게도 호소한다. 무책임한 정치권은 이런 반역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을 내년 대선까지 끌고가려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소모적 정치행위가 중지될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이 자리에서 엄숙히 선언하는 바이다.

그동안 대한민국 수호에 앞장서 온 보훈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은 오늘 이 자리에서 뜻과 땀을 모으기로 결의한다. 정파적 이해관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우리가 끝내 믿고 의지할 보루가 있다면, 그건 자유민주의 위대한 장전(章典)인 대한민국 헌법 뿐이다. 한 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는 우리의 행보에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2016년 6월 28일
‘임을 위한 행진곡’기념곡지정저지범국민대책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