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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한나라당의 대북 정책 변화,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 아니다
2007-07-06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 변화,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 아니다
한나라당은 4일 ‘한반도 평화 비전’이란 제목의 신 대북정책을 내놓았다. 서울-신의주간 고속도로 건설, 연 3만 명 규모의 북한 산업연수생 유치, 대북 송전, 서울과 평양에 경제대표부 설치 등을 통해 남북경제협력을 활성화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여기에 필요하다면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평화체제를 위한 ‘종전 선언’도 적극 검토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한나라당은 그간의 북한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서 하나의 체제로 인정하고, 대북정책의 목표를 적극적으로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돕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 밝혔다. ‘상호주의’와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한 지원과 경제 협력’이라는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 기조를 더 이상 강조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인지 의심스럽다. 기존의 정책 노선을 뒤엎는, 말 그대로 ‘전향’이다. 지금까지 햇볕정책을 통한 ‘퍼주기식 대북지원’은 북한 집권층만을 살찌우고,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었으며, 결과적으로 북핵 위기를 초래함으로서 실패로 판명이 났다. 실패한 정책을 답습하며 ‘한나라당판 햇볕정책’을 펴겠다는 것은 결국 지금까지 한나라당을 지지하던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한나라당은 기존의 햇볕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더욱 더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함이 당연하다. 현재 약간의 비핵화가 진전된다고 해서 기존의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것은 처방전에 반하는 약을 제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대선을 앞두고 또 불어 닥칠지 모르는 한나라당 집권 방해 ‘북풍(北風)’이 두려웠는지 모르겠다. 향후 2. 13 합의가 이행되고, 북미 관계도 개선되어갈지 모르는데 나 홀로 버티기를 하다가는 ‘냉전 세력’, ‘반평화 세력’으로 낙인 찍혀 표가 줄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했을 터이다. 그러나 이토록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태도 변화에 그 진정성을 수긍할 국민이 얼마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정책기조가 변하게 된 당위성이나 필요성에 있어 국민들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면서 시류에 편승하고 인기에 영합하는 것은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 진정으로 정권교체의 의지가 있다면 수권정당으로서 당 정체성을 극명히 하여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함이 마땅하다. 북한은 지금껏 우리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 평화 무드가 조성되는가 싶으면 도발을 강행하고 약속을 이행하는가 싶으면 돌변하여 뒤통수를 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하는 굳건한 안보, 상호주의 원칙과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대전제로 하는 대북 정책만이 북한의 개방과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고목은 바람이 거셀수록 뿌리를 더 깊이 내리는 법이라는 것을 한나라당이 명심하기를 바란다.
2007. 7. 6 바른사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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