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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국민의 참정권을 당리당략에 이용해서는 안된다
2007-06-28
국민의 참정권을 당리당략에 이용해서는 안된다
헌법재판소는 28일 국내에 주소가 없는 ‘재외국민’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은 현행 공직선거법이 위헌이라며, 최모씨 등 10명이 제기한 헌법 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재외 국민의 참정권을 제한한 공직선거법 제 15조 등의 조항은 위헌이며, 2008년 12월 31일까지 국회가 개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같은 결정은 헌재가 1999년에 분단 상황, 선거 공정성 확보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기각했던 판례를 엎고, 가장 기본적인 국민의 기본권인 참정권 행사 범위를 확대시키는 진일보된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문제는 헌재가 전체 재외국민 663만여명(2005년 12월말 현재) 가운데 주재원과 유학생 등 단기 체류자 114만명, 외국 영주권자 170여만명에 대한 참정권의 범위를 “입법권자(국회)의 재량”에 맡긴다고 결정한 데 따라 향후 파생될 논란에 있다. 참정권의 범위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유학생과 주재원 등 일반 해외체류자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한나라당은 ‘단기 체류자는 물론 영주권자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을 얼마 앞두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재외국민의 투표가 선거의 판도를 좌우할 캐스팅보트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여야의 이견 차이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물론 여야가 합의해 신속히 관련 법 개정에 나설 경우, 올해 대선이나 내년 총선에 재외국민의 투표가 이루어 질 수도 있지만 선거 관리 전반에 관한 재검토와 준비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시행이 그리 수월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바른사회는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재외국민 참정권의 범위’에 대한 공이 국회로 넘어간 이 시점에서, 입법권자가 정당간의 당리당략적 사고가 아닌 진정 국민의 권리를 찾아 주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정권획득에만 얽매여 ‘선거인 수(數)’ 또는 ‘유불리’를 의식한 입법화는 잘못하면 민의를 저버리게 되는 치명적 결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거 정국일수록 입법권자는 국민의 기본권과 민의를 돌보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특히, 국민의 기본권인 참정권에 관해서는 더욱 그렇다. 입법권자들이 재외국민의 참정권 범위뿐만이 아니라 선거의 공정성 및 내국인과의 형평성 문제, 선거 관리 및 운영상의 문제 등 여러 가지 관련 사항에 대해 냉철하고 객관적인 태도로 접근해 주기를 기대한다.
2007. 6. 28 바른사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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