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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노 대통령은 개헌 발의를 유보하고 민생 안정과 국정 운영에 전념하라
2007-03-08
노 대통령은 개헌 발의를 유보하고 민생 안정과 국정 운영에 전념하라
노무현 대통령은 오늘 오전 대통령 4년 연임제 도입과 대통령·국회의원 임기 일치를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 시안을 발표하고, 오후에는 특별 담화를 통해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담화문을 통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면 '87년 이후 일상화되고 있는 여소야대 정치구조를 극복해 대통령과 여당이 보다 책임 있게 일하고 다음 선거에서 평가 받는 정치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를 통해 국정의 책임성과 연속성, 그리고 안정성과 효율성을 제고시켜 21세기 국가발전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책임 정치 구현과 국정의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대통령 연임제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지난 1월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 당시 논평을 통해 밝힌 개헌 발의의 시점과 성사 가능성, 그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떨칠 수 없다. 하위법령 하나를 개정할 때도 이것이 미치는 파급 효과에 대해 공론화하고 논의를 통해 검토를 거듭해야 하는 법이다. 하물며 국가의 최고법인 헌법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사이의 진지한 협의와 숙고를 거친 후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때만이 개헌 과정에서 야기되는 국론 분열과 혼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개헌을 제안했다. 노 대통령이 개헌을 진지하게 관철시키고자 했다면 이들과 협의하고 의견을 구하고 또 이해시키는 과정을 선행할 지난 4년간의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임기 말에 다짜고짜 던진 개헌 논의는 정치권의 정쟁과 국민들 사이의 혼란만을 가중시킬 것이 뻔하다. 이번 개헌 제안이 노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여당의 사분오열, 명확한 여권 대선 후보 부재와 차기 대선 승리에 대한 불확실함 등 현재의 불리한 정치 지형을 타파하려는 정략적 의지에서 나온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각 당과 대선 후보들이 차기 정부에서 개헌할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을 약속하면 자신의 개헌 발의를 거둘 수도 있다는 노 대통령의 제안도 불순해 보인다. 차기 대통령 후보가 개헌에 대해 공약할 대상은 국민이지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 아니다. 노 대통령이 어차피 야당의 반대와 국민의 무관심 속에 개헌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차기 정부에서라도 논의될 개헌에 대해 자신의 지분을 남겨 두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드러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지금 국민들은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에 대한 염원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국민들의 염원은 아랑곳 않고 임기 말년의 대통령이 임기와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개헌안을 내어 놓았다. 진심과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을 위하고 한국 정치를 위해 개헌을 제안한다는 노 대통령의 말을 국민들은 믿을 수가 없다. 노 대통령은 개헌안을 그만 유보하고 오늘 담화문을 통해 수 없이 언급한 ‘진심’과 ‘진정성’을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에 투영하는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란다.
2007. 3. 8 바른사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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