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논평]방송국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2007-01-05
[자료집]정보통신강국이 외면.pdf
방송국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27일 MBC <생방송 오늘아침>의 ‘남자의 눈물’ 코너에 소개된 일반인 사례가 연출된 것으로 드러나, 뒤늦게 이를 담당했던 외주제작사에 징계 조치가 취해졌다. MBC의 방송 조작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5년 6월에도 '파워TV'라는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30명의 연예인들이 잠을 자지 않고 버티는 게임을 2박 3일간 촬영했다"며 방송에 내보냈으나, 실제로는 1박 2일간 촬영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사과한 적도 있었다. 방송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프로그램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방송국들은 규격화된 코너와 대본에 싫증을 느끼는 시청자들의 눈을 잡기 위해 실제 상황들임을 강조하는 리얼 프로그램들을 속속 쏟아내고 있다. 일상적으로 빚어지는, 그러나 정형화되지 않은 해프닝에 사람들은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러다보면 방송에 부적절한 상황들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다. 또한 너무나 많이 쏟아지는 리얼을 뒤집어쓴 방송들에게 시청자들은 실제 상황이라는 믿음 대신 의심의 눈길을 보낼 수밖에 없다. 이른바 ‘만들어진 진실’에 대한 의혹이며, 이것이 확인된 순간은 우롱당한 기분과 더불어 배가된 실망과 배신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프로가 방송되고도 한 달 가량이나 문제가 방치된 데에는 외주 제작에 의존하는 현 방송 시스템에서 문제를 찾을 수 있다. 방송국들은 점점 방송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며, 자체 규정에 따르면 기용키 힘든 고액 출연료의 스타를 출연시키기 위해, 외주 제작을 통해 방송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드라마의 경우는 현재 많은 프로그램들이 외주로 제작되고 있다. 대부분은 영세한 외주 제작사는 제작비 충당 등을 위해 무리수를 두고, 그러다보니 지난 번 '드라마 협찬비리' 사건 그리고 이번 ‘조작 방송 사건’같은 방송의 기본 도덕성마저 무시하는 사건들이 터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외주 제작사와 관련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방송국들은 외주 제작사로만 책임을 돌리면서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방송을 승인해 내보낸 이상 시청자 앞에 사과하는 것이 책임 떠넘기기보다 선행되어야만 한다. 또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본인들이 최종 책임을 짐으로써 똑같은 일련의 사건이 반복되는 것을 막아야만 할 것이다. 방송이 그 도덕성을 잃었을 때의 여파는 사회의 어떤 다른 분야보다도 파장이 크다. 진실임을 내세운 리얼 다큐멘터리가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시선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생방송 오늘아침>은 외주 제작사에 대한 징계 뿐만 아니라 방송국 내 책임자에 대한 적절한 징계와 더불어 당장 시청자를 우롱한 것에 대해 사과함이 마땅하다.
2007. 1. 5 바른사회시민회의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