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 활동 > 논평·성명
한반도 평화정착은 민족통일을 위한 필요조건으로서 하나의 과정이라고 할 때,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기본단계로서 남과 북은 서로를 정식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 즉, 정치적인 선전이 아니라 진심으로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고 이를 존중하는 자세가 요구되며, 남과 북이 서로 정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정통성 시비만을 지속적으로 일으킬 것이다.
사실 남한과 북한이 따로 UN에 동시 가입하는 순간부터 남과 북은 묵시적으로 상대방을 국가로 인정한 것과 다름 없다. 따라서 국제행사인 아시안 게임, 더구나 한국이 주최국인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주최국의 국기인 태극기를 포기하고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남북한 선수단이 공동 입장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주최국으로서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의 남북공동입장과 참가국으로서 시드니 올림픽에서의 공동입장을 동일한 논리로 보는 단편적 사고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에 끌려 다니는 것이 사실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편협한 보수주의가 남북의 평화정착에 장애가 되듯이 감상적 민족주의 또한 남북의 건전한 발전에 위험한 요소이다. 소위 ‘열린 민족주의’라는 것은 아시안 게임에서 남북이 무조건 같이 입장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태극기와 인공기가 국가를 상징하는 국기로서 한반도 상공에 당당히 휘날리고, 남한과 북한이 서로의 국기에 놀라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할 수 있는 자세가 정착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남북관계에서는 상호주의가 적용되어야 한다. 각자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는 상호주의는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도 적용되어야 하며, 향후 북한에서 이 같은 국제행사가 열려 남한의 대표단이 참석할 경우 태극기가 반드시 사용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남북 어느 측도 아시안게임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될 뿐더러, 자국의 국기를 포기하도록 해서는 더더욱 안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