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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북한의 합의 파기,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
2006-05-25
북한의 합의 파기,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
북한이 남북 간 열차 시험운행을 행사전날인 24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북한이 남북 합의를 깬 것은 한두 번이 아니었으나 이번만큼은 어이가 없다. 시험운행 행사를 위한 분(分)단위 일정까지 합의를 봤으며 주요 참석자 명단까지 서로 통보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취소의 이유로 첫째 군사적 보장 조치의 미흡을 들고 있다. 이 문제는 지난 제4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군 당국간 실무 접촉에서 다룰 문제라는 입장을 보여 난관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은 실무접촉에 대한 요청에 응하지도 않았으며 서해 해상경계선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식의 조건을 내걸어 이미 합의한 내용을 뒤엎는 식으로 접근하였다. 두 번째 한국 내부의 불안정한 정세가 안정되고 분위기가 조성될 때까지 시간을 둔다는 북한의 주장 또한 터무니없는 조건이다. 경의선, 동해선 남북열차는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합의한 것으로 경제협력사업이나 지원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사항임에도 우리의 내부정세 운운하는 것은 궁색한 핑계일 뿐이다. 반복적인 북한의 합의 파기와 관련해서 정부의 일정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정부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이 문제 삼으면 사죄성 유감을 표시하고, 장관급회담의 합의 내용을 깨도 무제한의 관용을 베풀어 왔다. 나아가 대통령이 ‘조건 없는 물적, 제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나서고, 통일부장관도 ‘북한이 명분만 주면 남북교류협력기금 1조 2000억원을 다 쓸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남북관계 유지에만 급급하여 북한의 일방통행식의 무례를 용인한다면 북한의 안하무인은 계속될지도 모른다. 또한 이번 합의의 파기로 여론이 악화된다면 정부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대북지원에 대한 명분이 약화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할 사항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이번 문제를 안이하게 대응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에 바른사회는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요청한다. 합의를 어기면 대가를 치른다는 점을 명백히 학습시켜야 한다. 지원을 더 많이 하고 해 달래는 대로 해주는 방식으로 남북관계를 진전시킨다는 발상은 북한의 제멋대로 버릇만을 키워주고 있다는 비판을 경청하기 바란다.
2006. 5. 25 바른사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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