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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언유착인가, CEO를 통한 과감한 국정쇄신인가?
8월 26일부터 27일 양일간 열릴 장대환 총리서리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장대환씨에 대한 온갖 의혹들이 난무하고 있다. 시민회의는 지난번 논평을 통해 총리 서리제도 자체의 위헌성을 주장하였다. 각계에서 위헌성이 짙은 총리서리가 아닌 총리대행체제로 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은 6개월 남짓한 상황에서 총리서리제도를 끝까지 고집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과감한 국정쇄신을 위해 최초로 여성총리를 임명하고, 기업계에서 성공한 CEO라는 평가를 받는 언론사 사장을 총리로 기용하는 것을 부정적으로만은 볼 수 없다. 하지만 인사채용에 있어서 개방된 열린 시스템이 아닌 닫힌 공간에서의 폐쇄적 인사채용은 결코 국정쇄신을 달성할 수 없다. 인사채용 구조는 그대로인 채 사람만 바꾼다고 해서 국정쇄신의 긍정적 효과를 꾀할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총리의 도덕성 차원에서 전번 인사청문회에서 부결된 장상 총리와 마찬가지로 장대환 총리서리와 관계된 여러 비리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인상청문회의 목적은 총리의 도덕성, 자질, 국정수행 능력 등 행정부를 총괄하는 국무총리의 총체적인 자격을 검증하는 것이다. 이에 시민회의는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국회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서 다음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재, 장대환 서리의 부동산 투기의혹과 거액의 재산형성과정 등 도덕성 문제가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 소유한 재산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축적과정에서의 건전하지 못함이 문제인 것이다. 이미 제기된 김제시, 당진군, 서귀포시 등의 부동산 투기의혹, 가평군 별장의 재산신고 누락, 매경 TV 주식거래, 배우자 근로소득에 대한 의혹, 자녀 강남학군 위장전입문제 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둘째, 거액의 은행대출 및 DJ정부와의 기존 관계 등 권언유착에 대한 의혹도 밝혀져야 한다. 우리은행 39억원 대출과 관련한 대출과정 및 자금의 용도에 대한 의혹, 현정부 출범후 매일경제의 급성장과 우리은행 중소기업 우선 지원금 200억원대 대출관련 의혹, 2001년 언론사 세무조사 관련 사항인 매경의 세법위반과 정부의 조치 내용, 언론사 사장으로서 정부기구에 이례적으로 참여한 이유 등을 밝혀야 한다.
셋째, 중립적 선거관리와 효율적 부처조율 등 국정수행능력이 입증되어야 한다. 양일간의 청문회에서 입증하기 쉽지 않겠지만 행정경험이 전혀 없고 50세 최연소 각료이며 정치적 유착의혹을 받는다는 비판을 잠재울 국정수행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정권말기의 권력누수와 부처간 갈등, 온갖 사회집단간 갈등, 유동적인 정치권력 지형 변화와 탈 DJ경쟁, 임기말 행정 수습과 정권 마무리, 공정한 선거관리 등의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
특히, 장대환씨가 총리로 지명된 직후 매경신문사 편집국장과 정치부장 등 고위간부들이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해 주요 당직자들을 찾아가 면담했다는 사실은 아직도 한국의 권언유착의 꼬리가 척결되지 않았다는 의구심을 갖게한다. 여야 국회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당파 및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객관적이고 철저한 검증을 하여야 한다. 정치권과 언론은 부결에 따른 정치적 계산이나 ‘동업자예우’로 청문회를 소홀하게 넘겨서는 안될 것이며, 내용과 형식면에서 장상총리의 인사청문회 및 인준투표(자유투표)처럼 형평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각 정당 및 국회의원들이 정치적 이속만 챙기고, 언론은 권언유착을 통하여 언론고유의 독립성과 합리적 비판성을 잃은 채 정치적 흐름에 따라 철새 노릇을 한다면 국민들은 인사청문회를 본래의 목적을 벗어난 형식적인 정치적 이벤트로만 여길 것이다. 인사청문회에서의 철저한 검증 및 참여자들 간의 성실한 질의응답을 통하여 질 높은 청문회가 이루어져야만 '국회가 국민의 대표'이며 '국민이 주인'이라는 헌법의 이념이 퇴색되지 않을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