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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모임’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이총리는 이에 대해 사과하고 경위를 밝힌 바 있다. 함께 골프를 친 이기우 교육부 차관도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누가, 어떤 목적으로 모임을 주선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총리의 미흡한 해명은 갖가지 추측과 의혹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이 문제는 철도 파업과 국경일이 겹친 부적절한 시점에 그것도 행정부의 최고 공직자인 국무총리가 한가로이 골프나 즐겼다는 감정적, 도의적 차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총리실에서는 골프 모임에 이총리 외에는 다른 공직자가 없다고 했으나 나중에 이기우 교육부 차관과 정순택 전 교육문화 수석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골프장 사용료도 골프장 사장이 낸 것으로 알려져 공직자 윤리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달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격담합행위를 조사 받았던 Y 제분의 회장이 골프 모임에 참석한 것도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Y사가 지난 2일 발표된 공정위 고발자 명단에서는 빠지고 35억원의 과징금만 부과 받은 것을 보면 골프 모임 뒤의 솜방망이 처벌이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것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께름칙하다.
또한 골프에 동석했던 이기우 차관이 이사장을 역임했던 교직원공제회가 기관투자가의 정상적인 투자 대상으로 적합지 않다는 Y사의 주식을 지난 해 대량으로 매입했다가 현재 큰 손실을 보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외에도 현재까지 드러난 여러 가지 정황 상 ‘3.1절 골프’는 로비용이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이처럼 갖가지 의혹과 국민적 의구심이 증폭된 상황에서도 이총리의 사의 표명과 사과 이외에는 ‘3·1골프 모임’의 배경과 전말이 속 시원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청와대 측에서는 ‘로비는 없었다.’라며 정치 상황과 국정 운영의 안정 등의 이유를 들어 이총리의 유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다른 누구보다도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추어야 할 고위공직자로서의 신분을 망각하고 과거부터 몇 차례에 걸친 부적절한 골프 회동으로 물의를 빚은 이해찬 총리에게 국무총리직 사퇴와 함께 ‘3·1절 골프 모임’의 갖가지 의혹들을 소상히 국민들 앞에 밝히고 사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골프 모임에 동석했던 이차관에 대해서도 교원공제회 주식 매입 과정 개입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거짓 해명과 은폐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혼란만을 가중시킬 뿐이다. 이총리의 거취는 청와대에서 밝힌 바와 같이 노무현 대통령이 귀국한 뒤 결정되겠지만 골프 모임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이 확실히 규명되지 않는 한 별도 기관의 힘을 빌려야 할 상황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 이총리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전에 스스로 나서서 이번 사건의 사실 관계를 소상히 밝히고 사태를 정리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