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 활동 > 논평·성명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한 한미간의 비밀협상의 내용을 담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록이 외부로 유출되어 여당 의원에 의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회의록 유출의 범인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의 이종헌 행정관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종헌 행정관은 강경 자주파의 핵심으로써,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을 지낼 때부터, 이 장관의 대미 외교에 대해 굴욕적 외교라고 강도 높게 비판해 온 인물이다. 이 행정관의 비밀문서 고의 유출 의혹이 강하게 의심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문서유출을 직원 개인 차원의 실수로 오히려 축소해서 접근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실수로 인정하고 넘어가기에는 석연치 않은 정황들이 많다. 청와대 내 통일, 외교라인의 이른바 노선싸움이 빚은 고의적인 유출로 이해해야 명백한 결론이 내려 질 수 있다. 자주파적 시각에서 볼 때 그 동안의 이종석 장관의 대미외교는 분명 불만스러운 것이며, 따라서 고의적인 문서유출을 통해 이 장관을 견제하려 했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납득할 만한 시나리오이다.
청와대 내 통일, 외교라인의 노선싸움이 표면위로 부상하여 안보불안과 직결될 수도 있는 큰 파장을 안겨주었다는 점을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 앞으로 정부정책에 불만을 품은 자주파들이 개인 차원을 넘어서 조직적으로 현 외교, 안보라인을 견제하려 든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의 문제가 빚어질 수 있다. 청와대 내에서 자주파가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는 이상 지금과 같은 움직임이 끊임없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처럼 강경 자주파들이 정부 요소에서 득세하고 있는 한, 국가의 외교, 안보는 위태로울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단순한 사고로 덮고 넘어가려는 청와대의 태도는 옳지 못하다. 문서유출의 고의성 여부, 유출경로 등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관련자 엄중문책이 뒤따라야 한다. 또한, 추가적인 비밀문서 유출의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자주파의 조직적인 견제 움직임도 철저히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청와대의 허술한 비밀 문서관리 체계가 이번 기회에 여실히 드러난 만큼 문서 관리 체계에 대한 철저함 점검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의 수준으로 문서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비슷한 사건은 필연적으로 반복해서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