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 활동 > 논평·성명
- 형식적인 반쪽자리 인사청문회는 안하느니만 못하다 -
지난 8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국무위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국민연금 미납, 경력 허위 기재, 세금 탈루, 편법 증여, 위장 전입, 상습적 교통법규 위반 등 일부 장관 내정자들의 비리 의혹으로 도덕성과 자질 문제가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시민회의는 지난 1월 2일에 발표한 정부의 개각에 대해 후보자들의 전문성과 자질이 부족하고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국정 운영을 원하는 국민들의 민심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평가했다. 그래서 이번 국회 인사청문회가 후보자들이 장관직을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심층적인 검토의 과정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장관 내정자의 정책 판단 능력과 전문성 검증보다는 이미 언론을 통해 폭로된 내정자의 신상에 대한 약점과 치부에 대한 공격으로 정부·여당 흠집 내기에만 전력을 쏟았고 여당 의원들도 내정자들을 감싸기에만 급급한 행태를 보였다. 청와대는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는 이유로 인사청문회 결과를 참고만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시민회의는 우선 이번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자질과 전문성을 다각도로 검증하고 대통령의 인사권을 견제하는 본연의 역할과 취지가 퇴색한 채 여야의 정치적 이해에 얽혀 형식적이고 구태의연한 청문회로 그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동의 절차가 없어 국회가 장관임명에 관한 대통령의 인사권을 견제할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현행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제도의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는 후보자가 그 자리에 적합한지 그렇지 못한지를 평가하는 자리가 되어야 하고, 그 결과가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에 시민회의는 노무현 대통령이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과 여러 문제점에 대해 진지하게 되살펴 보고 국민 여론도 수렴하여 최종 인사권을 행사해 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참여정부 내내 불거졌던 코드인사 논란이 재연될 것이다. 아울러 여야도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국민은 뒷전인 채 정치 공세만을 벌이지 말고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논의를 해주기 바란다.
결론적으로 정책적 판단 능력과 전문성, 자질에 대한 진중한 검증으로 국민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공직자를 추려내지 못하고 인력과 예산의 낭비, 정치적 혼란만을 가중시키는 형식적인 인사청문회라면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함을 지적하고자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