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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위폐문제에 대해 북한의 불법 행위 여부는 실무진 차원에서의 좀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특히 미국이 북한에 대해 취하고 있는 금융제재가 북한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과 최근 외교부의 대미 비판은 자칫 한미간의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된다.
한편, 북한은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해제를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면서, 위폐문제와 북핵문제를 연계시키려 하고 있다. 북핵문제를 앞세워 위폐문제를 희석시키려는 것이 북한의 계산인 듯하다.
그러나, 위폐문제는 6자회담(북핵문제)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취급해야 마땅하다. 어느 나라라도 위조지폐(달러위조)문제라는 범죄행위에 대해서 정당한 권리행사를 할 수 있다. 비록, 위폐문제가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이 북한 압박용 카드로 위폐문제를 이용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는 있지만, 범죄행위에 제재를 가하는 미국의 움직임자체는 시비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증거부족을 이유로 위폐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북한의 심각한 범죄행위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려는 듯한 우리정부의 태도는 국제적으로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미국이 위폐문제를 대북 압박용 카드로 사용한다고 보는 일방적인 시각 또한 재검토해야 한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이유로 북한의 심각한 범죄행위까지 관용하려는 자세는 적절하지 않다. 위폐문제는 어디까지나 범죄행위인 만큼 정치적 고려보다는 증거와 재발방지를 중심으로 한미간에 생산적 논의와 협조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이미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 조사단은 마카오, 중국, 한국 등을 돌며 북한의 위폐현황을 파악해 놓은 상황인 만큼, 우리정부는 이제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하에, 이들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불법사실이 확인된다면 한미간 상호 협조를 통해 북한위폐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