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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는 어제 “1차 인민혁명단(64년)과 인민혁명단 재건위 및 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사건(74년)”과 관련하여 “이 사건들은 당시 중앙정보부가 권력자의 요구에 의해 미리 결정된 방향으로 수사했던 것”이며, 이 단체들을 반국가단체로 만들려고 수사대상자들에게 진술을 강요하고 고문을 자행했다“고 조사결과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 73년 10월부터 대학가에 민청학련이란 명의의 유인물이 나돌면서 반유신 데모가 거세지자 74년 4월 중앙정보부가 민청학련이 공산당 계열인 인민혁명당 조직 등의 조종을 받아 국가변란을 시도했다며, 민청학련 관련자 253명과 인혁당 관련자 22명을 구속한 사건이다.
특히 인혁당 관련자 7명과 민청학련 관련자 1명은 대법원에서 사형판결이 난지 18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됨으로서 ‘사법살인’이라는 비난을 들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는 “이 사형집행을 박정희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문서나 증언은 없었지만 여러 정황과 논리상 청와대선에서 처형방침을 정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결론지었다.
시민회의는 이번 조사결과 발표와 관련하여 유신정권시절에 저질러진 국가폭력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고, 특히 억울하게 희생된 인사들과 이들의 유족, 그리고 수사과정에서 고문을 당한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의 길이 마련되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혁당 사건에 대해서는 이미 2002년 의문사위원회가 조작극이라고 판단했고 현재 법원에 재심이 청구되어 있는 상태이며, 민청학련관련자에 대해서는 작년 12월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을 받은 바 있다.
다만 시민회의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한국의 과거사가 굴절된 오욕의 역사뿐인 것처럼 이른바 자학사관의 시각으로 폄하되어는 안될 것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전체를 보지 않고 한, 두 그루의 나무로 숲을 평가해서는 안된다.
이번 사건들에 대해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는 강제조사를 할 수 없는데다 관련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다. 또 30~40년 전 사건 당시의 정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오늘날의 시각을 잣대로 삼은 것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므로, 법원의 최종 판결에서 이 같은 점들이 고려될 것으로 기대한다.
혹여 조사결과가 또 다른 목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정치권이 과거를 어두운 역사로만 평가절하면서 특정 인사들을 폄훼, 공격하고 이를 통해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으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
끝으로 지난날 어두웠던 시절의 과오를 밝혀내는 일도 중요하지만, 너무 여기에만 함몰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지금 국민들은 정부가 어려운 민생경제를 챙기는데 총력을 기울여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바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