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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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정부시절 국정원장을 지냈던 신건, 임동원 씨가 15일 밤 구속됐다. 시민회의는 당시 국정원이 1800여명에 이르는 인사들을 무차별적으로 도청하였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또한, 불법행위가 실체를 드러내고 있음에도 끝까지 이를 부정하고, 심지어 최근에는 전직 국정원 직원들을 만나 사건 은폐를 시도하려 했던 이상 검찰의 구속수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 같은 상황하에서 국정원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 방침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 그리고 DJ 측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다. 청와대는 공소시효를 이유로 DJ정부 국정원장에게만 구속영장을 청구 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으며, DJ 측은 구속수사 방침을 무도하고 무모한 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여당인 열린우리당 마저 구속수사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검찰수사에 영향력을 미치려하고 있다.
국가기관인 국정원의 무차별적인 불법 도·감청행위는 국가의 안위와 직결되는 실정법을 위반한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도청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정황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충분하며, 이는 분명한 구속수사의 요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여당이 연합(?)해서 검찰의 구속수사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법” 이 아닌 “정치적인 판단”에 기인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현 정치권의 이러한 행동은 정치적 이해득실을 위해서는 국민의 기본권인 사생활 침해는 방조해도 괜찮다는 시각으로 심히 우려된다. 또한 국가권력에 의한 수사외압은 또 다른 형태의 범죄행위라고 할 수 있으므로 불법도청의 실체를 밝히자는데 대해 어떠한 이견도 있을 수 없다.
이에 시민회의는 전직 국정원장들이 사실을 은폐, 호도하려 하지 말고, 국민 앞에 솔직히 사죄하고 어떠한 법의 처벌을 받겠다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청와대와 정치권도 前정권의 국가범죄행위를 두둔하려 할 것이 아니라 진실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도청사건이 재발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도청 사건의 실체가 가감 없이 밝혀질 수 있도록 검찰의 구속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권의 외압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
끝으로 도청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정부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만큼 현 정부하에서 또다른 도청이 자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철저한 점검을 통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