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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회의는 여성이 처음으로 국무총리에 임명되었다는 것에 대하여 한국정치상황에서 매우 진일보한 정치현상으로 본다. 하지만 그 대상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자질 면에서 국민에게 떳떳하지 못한 사람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국무총리가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고 본다.
장상 국무총리 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한 의혹들이 몇 가지 드러났다. 아들 국적문제, 위장전입, 학력기재 혼란, 불법적 재산증식 등에 관한 질문에 장상 총리는 솔직하게 답변하기 보다는 시어머니, 주변 직원(비서) 등에게 그 책임을 전가시키는 당당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장상 총리의 발언이 실제 사실이라 하더라도 스스로 책임을 느끼고 당당히 맞서는 굳건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번 인사청문회는 내용 면에서 뜬구름 잡기 식 실(實) 없는 청문회로 전락했다.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부족하였다. 총리에 대한 국정수행능력, 자질, 정책성향 등을 검증하기 보다는 주변 신변문제에 치우쳤고, 신변문제의 사실여부도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채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인사청문회의 개최목적은 공직자로서의 자격을 올바르게 갖추었는 지 그 자질을 판단하는 데에 있다. 하지만 국무총리에 대하여 처음으로 실시된 인사청문회가 정치적 이해관계 당사자, 정당간의 봐주기 식의 형식적인 정치 이벤트로 전락한다면 인사청문회의 참된 의미는 희미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위공직자의 자질을 좀 더 합리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느낄 수 있다.
내일 7월 31일 자유투표 방식으로 하는 총리 인준투표가 행해진다. 국회의원들은 당리당략을 떠나 나름대로의 소신에 의해 투표해야 할 것이다. 올바른 정치개혁은 스스로의 소신 있는 행동에 의해 이루어 진다. 국회의원들이 여성계에 대하여 눈치 보거나 8.8 재보선을 염두하여 정치적 타협이라는 원리 아래 적당히 넘어간다면 간만에 실시된 인사청문회의 의의는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시민회의는 장상 총리 서리와 관련되어 여러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이것이 향후 여성 공직자의 진출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고 본다. 정부는 향후 더욱 여성공직자의 진출기회를 늘리는 정책을 계속 추진해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