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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 실시된 재보선 선거결과, 제1야당인 한나라당이 4곳의 지역구에서 모두 승리했다. 반면,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지난 4.30 재보선에 이어 또 다시 전패하고 말았다. 이번 재보선이 비록 4곳에서 실시되었지만 한정된 특정지역의 민심이라고만 돌려버릴 수 없는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여당이 재보선에서 연패를 한 것은 노대통령에 의해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연정논란, 강정구 교수 불구속 수사 지휘권 발동 등에 따른 현 정부의 정체성 논란, 그리고 민생을 외면하고 정치적 이슈에 함몰한 정부․여당의 실정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 할 수 있다. 노대통령도 이번 재보선 선거결과를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였다.
여당은 이번 재보선 참패에 대해 지도부의 진퇴를 논의할 것이라고 하지만, 단순히 지도부를 교체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 동안의 국정운영에 대한‘총체적인 반성’이 없다면 더 이상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당면한 위기를 또 다른 정치적 승부수를 띄워 돌파하려 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며, 민심을 헤아려 이에 맞는 국정운영을 함으로서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한편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 승리에 취해 결코 자만에 빠져서는 곤란하다. 한나라당도 이번 재보선의 승리가 한나라당이 잘 해서라기보다는 정부․여당의 실정에 의한 반사이익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제1야당이라는 신분에 걸맞지 않게 대안 제시나 국정운영의 아젠다를 설정하는데 미흡했다는 지적을 여러 곳에서 받아왔다. 앞으로 건설적인 정책제시를 통해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의 앞길도 결코 밝을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깊이 유념해야 한다.
이와 함께 민주노동당은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울산 북구에서 패배함으로서 총의석이 9석에 불과해 단독적으로 법안발의를 할 수 없는 군소정당으로 전락해 버렸다. 민주노총의 과격투쟁과 노조간부의 비리와 내분으로 인한 부정적 시각,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에서의 갈등을 제대로 규합하지 못한 데서 민노총의 패배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일하는 사람의 희망이기를 자처한 민주노동당이 왜 일하는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했는가를 반성해 보아야 한다. 특히 앞으로는 특정계층의 이해와 이익만이 아닌 모든 국민을 위한 실용적인 정치를 펼치는데 더욱 주력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재보선 결과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이번 결과가 각 정당에게 던져준 과제는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각 정당은 이번 재보선 결과가 주는 교훈을 뼈를 깎는 마음으로 깊이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며, 화급한 민생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 개발, 국정현안에 전념하는 생산적인 정치를 실현하는데 매진함으로서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과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