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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가 20일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퇴출을 문제 삼아 현대와의 모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태평화위의 이 같은 발표는 북한과 사업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준 단적인 예이다.
현대는 지난 2000년 북한과 “7대 협력사업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 합의서에 따르면 현대는 남북철도 연결, 통신사업 등 대북 7대 사업에 대해 사실상 독점사업권을 가지기로 되어있다. 하지만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이 개인비리문제로 퇴출당하자 북측은 의리를 내세우며 대북사업 중단이라는 카드로 현대를 압박하고 나섰다.
현대는 지난 7년간 금강산 관광 등 대북 사업에 10억 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다. 여기에는 현대그룹의 자금뿐만이 아니라 남북경협기금 등 국민의 세금이 포함되어 있다. 남북간 화해에 기여하고 북한에게 시장경제의 원리를 전파한다는 논리로 북측에 지원한 남한 국민의 세금이 기대한 효과가 있었는지 이번 사태를 통해서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계열사 전체 매출이 6조원에 불과한 지금의 현대그룹이 앞으로 얼마나 더 대북사업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앞으로 대북사업이 계속된다면 국민 세금은 그 부족분을 계속 매워줘야 할 수도 있다. 북한이 지금처럼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에는 정부 잘못도 크다. 기업들에게 대북 투자를 재촉하기에 앞서 북한의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서는 먼저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한 개인의 문제로 현대와의 7대사업 계약 파기 위협을 가하고 있는 북한은 신뢰하기 힘든 존재이다. 북한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계약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남한의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제2,3의 현대그룹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자로서의 모습이 필요하다.
덧붙여 “우는 아이한테 더 준다”는 북한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번사태는 단순히 현대그룹의 “대북투자”가 아닌 경협기금이 투입된 정부차원의 투자인 만큼 정부는 더 이상 북한이 남한기업을 단물만 빼먹고 버리는 일이 없도록 사태해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