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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국회 법사위 위원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하였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야당의원들은 그 동안 북한 인권문제의 언급을 회피해 오던 인권위에 대해 집중적인 질타를 가하였다.
북한인권 문제를 대하는 인권위의 사고나 행동을 보면 참으로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지난달 26일 열린 인권위 전원위원회의 회의록에는, 아직도 인권위원회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별다른 입장변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 2003년 4월의 인권위 회의에서는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입장표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시민단체의 반발이 두려워 자체적으로 의견표명을 취소했다는 사실은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그 동안 남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문제에는 세세한 부분까지 관심을 보이면서 의견표명을 자처해 온 인권위이지만, 유독 북한인권 문제만 거론되면, 남북관계에 해가된다는 전도된 논리를 들이대며 현실을 애써 외면해 왔다. 증거부족을 이유로 외면하던 북한인권 문제가 탈북자들의 증언, 북한인권보고서, 해외언론의 취재 등을 통해 속속 현실로 밝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태도는 온당치 못하다.
UN 인권위원회에서는 북한인권 개선 결의안을 3년 연속으로 채택하였으며,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국제회의도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북한인권문제가 국제사회에서 이미 공론화되었다는 증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대한민국의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만큼은 북한 인권 문제가 공론화되지 못한 채 외면당해왔다.
남한 국민과 북한 주민의 인권문제를 별개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헌법은 북한주민을 엄연히 우리 국민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또한 인권위법 제1조는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인권을 보호’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인권위의 입장표명은 법리상이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외면하는 것은 인권위의 직무유기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이다. 인권위가 남한의 인권문제에만 관심을 갖는 반쪽짜리 인권위로 전락해선 안 된다. 지금이라도 인권위는 북한인권현실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통해 북한 인권문제를 공론화 시켜주기를 촉구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