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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북송을 희망하는 장기수(남파 공작원, 인민군 포로 등)들을 본인의 희망에 따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송환한다는 기본 방침을 세우고 송환의 원칙과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송환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다른 부처들과 협의할 방침이며, 빠르면 이번 주 내에 장기수 송환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동안 정부는 남한에 있는 장기수에 대해서는 전향한 사람들이라는 이유로 송환문제가 마무리 지어졌다는 입장이었지만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인도주의, 인권, 인간적 도리차원에서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발언하면서 다시 이 문제가 부상하였다.
지난 달 30일 숨진 남파간첩 정순택씨의 건을 보더라도 이들 대부분이 고령이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의 상봉을 희망하고 있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송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94년 이인모씨와 2000년 63명 등 두 차례에 걸친 장기수의 북송 때마다 대북관계개선을 위해 남한이 먼저 대승적 차원에서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입장에 대해 국군포로 및 납북자들과 연계하여 추진해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있었던 점을 분명히 현시점에서 되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시민회의는 인도주의적 태도를 가지고 장기수 북송을 추진하는 것 못지않게, 국군포로와 북한 피랍인사들의 생사확인과 이들의 송환을 북한과 협의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정부의 책무임을 강조하고 한다. 비단 장기수 송환이라는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더라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포로로 잡힌 국군포로와 부당하게 북한에 의해 피랍된 인사들의 생사확인과 이들의 송환 문제는 지속적인 관심과 더불어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노력이 선행되었어야 마땅한 것이었다.
현재까지 보도된 바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장기수 송환문제를 놓고 상호주의를 견지한 적은 없으며, 국군포로나 납북자는 장기수 문제를 떠나 국가가 추진해야 사업이라고 밝혀 이들 문제를 상호 연관시키지는 않을 의향임을 내비쳤다. 일전에 일본 정부의 고위 인사가 북한을 방문하여 일본인 납북자 송환을 성사시킨 것과 현 우리 정부의 태도는 너무나 상이한 것이다. 우리 정부의 입장은 조국을 위해 싸우다가 사로잡힌 국군포로와 불법적으로 북한에 의해 납치를 당한 자국민을 그냥 그대로 방치하겠다고 얘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과연 어느 누가 자국민의 안위도 지켜주지 못하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고 충성을 다할 것이며, 이같은 정부는 과연 누구를 위한 어느 나라 정부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기왕에 장기수 송환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국군포로와 납북자문제를 한데 연계하여 그들과 그들 가족의 피맺힌 절규와 한을 풀어주어야 함이 마땅하다. 아울러 북한도 남한의 장기수 송환 추진과 발맞추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이것이야말로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민족공조를 실행으로 옮기는 바람직한 길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