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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실시하였다. 이날 국정감사는 X-파일과 관련된 내용이 최대의 이슈였으며, 특히 도청내용의 공개를 둘러싼 여야간의 찬반논쟁이 벌어졌다. 일부 여당의원들은 불법을 도청된 내용이지만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내용이 공개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에 야당의원들은 국가적 혼란이 발생될 것이라며 공개는 불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시민회의는 우선 이번 도청사건의 본질이 불법도청 내용확인이 아닌 불법도청 행위 그 자체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번 X-파일 사건의 핵심은 국가기관에 의해 조직적으로 불법도청이 자행되었다는 사실이며, 따라서 국감 현장에서 의원들은 도청 내용 공개 요구가 아닌 불법도청의 생성경로, 도청의 실태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검찰에 요구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할 것이다. 일부 의원들이나 시민단체들이 요구하는 도청내용의 공개요구는 사건의 본말을 전도시키게 될 것임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이번 사건의 본질이 불법 도청내용의 공개에 대한 찬반으로 비춰져서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불법도청내용의 공개는 ‘불법을 합법화’ 시키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될 뿐만아니라 , 국가기관에 의한 불법(도청) 행위 자체를 사실상 제도적으로 인정하는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이다. 도청내용의 공개를 계속 요구하는 것은 포퓰리즘에 의한 무책임한 행동임을 통감해야 한다.
아울러 일부에서는 도청내용 속의 중심인물들에 대해 사법처리를 주장하고 있으나, 오히려 사법처리 대상은 안기부나 국정원등 당시 도청을 주도했던 기관장이나 실무자들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불법도청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당시 관련자들은 어느 누구도 나서서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지 않고 있음은 참으로 개탄스럽다. 지금이라도 관련자들은 자신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국민앞에 사죄하고, 법에 의한 심판을 받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금 검찰에서 수사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YS나 DJ 정부 시절 광범위하게 자행되었던 불법도청의 실태와 경위 파악, 그리고 현 정부에서 불법도청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이다. 아울러 전 현직 국정원 간부들을 소환해 도청 사건의 책임소재를 가려내는 것이 다. 국회가 도청내용의 공개에 대한 공방으로 사건의 본질을 전도시키려 해서는 결코 안될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