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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27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기업인에 대한 무더기 증인채택을 여야의원 합의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삼성자동차 손실보전과 관련하여 이건희 삼성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도석 삼성전자 사장, 배정충 삼성생명 사장 등이, 대한생명 헐값매각 의혹과 관련하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남종원 前 메릴린치 서울지사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됨으로서 앞으로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국회의 이 같은 결정은 인기몰이에 편승한 포퓰리즘적인 무분별한 증인채택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되었다.
시민회의는 2005년도 국정감사 시작에 앞서 기업인에 대한 무분별한 증인채택은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를 부추길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에 매진해야 할 기업인들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저해하며 현재의 어려운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는데, 결국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삼성전자의 회장, 부회장, 사장을 한꺼번에 증인으로 채택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으며, 기업에 대한 국회의 폭거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선다는 것 자체가 대외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킴으로서 해당 기업과 기업인의 대외신인도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고, 이것은 곧 국가 신인도와도 직결된다는 점을 국회는 간과하고 있다. 더구나 해당 기업인은 단 20~30분간의 국정감사 증언을 위해 장시간을 준비하고 국감장에서 하루 종일 대기해야 한다는 점 등은 경영자원의 낭비일 뿐만 아니라 해당기업에 대한 경영권 침해로 볼 수 있다.
시민회의는 금년 국정감사가 산적한 국정현안에 대한 심의는 제쳐놓고 온통 특정기업 때리기에만 매몰된 모습에 대단히 실망을 느끼며 이번 증인채택이 기업을 때리기 위한 여야간의 정략적 합의에 의한 결정이라는 점을 개탄한다. 불과 며칠 전 여야가 한목소리로 다짐한 민생국감, 정책국감은 이미 공염불로 전락해 버렸다. 시민회의는 금년도 국정감사가 인기영합적인 계산에 의해 돌출적이고 파행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강력히 규탄하면서, 국회에 이 같은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바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