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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방송위원회와 기획예산처, KBS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정병국(鄭柄國), 심재철(沈在哲) 의원에게 각각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최근 KBS의 2006년 예산에 국고 보조금 91억여 원과 방송발전기금 60억여 원을 합쳐 총 152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영국 BBC와 일본 NHK도 국고 지원을 받는데 국가정책방송인 KBS도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며 수차례 국고 보조금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가 지난해 638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적자가 냈고 올해도 지난해 수준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실정임을 미루어 볼 때 국고 지원 요청이 일견 일리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방송 관계자들이 지적했듯이 적자의 원인이 KBS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과 구조조정 의지가 미흡한 데서 기인한 것이란 점은 기정사실이다.
지난해 KBS가 5월 부실하고 방만한 경영 실태에 대해 감사원으로부터 지적받은 이후 각종 개혁안을 쏟아 내놓고 있지만 개선된 점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올 4월에는 자사 PD의 공급 유용 사태까지 터지고 노조와의 갈등도 깊어지는 등 문제점만 계속 불거지고 개선의 여지는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6월에 ‘경영 및 재원 구조 혁신안’을 통해 적자 축소와 경영 환경 개선의 노력을 보이기는 했지만 결국 혁신안으로 위장한 수신료 인상 전략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KBS가 주장하는 대로 BBC와 NHK는 국고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BBC는 구조조정을 통해 3000명이 넘는 인원을 감원하기로 했고 NHK도 부실 경영에 사장이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1500여명에 달하는 인원을 감원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과연 KBS는 수신료 인상과 국고 지원을 주장하기에 앞서 과연 경영 정상화와 적자 해소를 위해 어떠한 실질적 노력을 했는가를 국민들 앞에 먼저 심판받아야 함이 마땅하다.
지난 6월 시민회의가 언론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KBS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경영진의 방만 경영과 방송의 공영성 부족이 지적된 바 있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영 방송의 경영진이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은 회피한 채 수신료 인상과 국고 지원으로 또 국민에게 그 부담을 떠넘기려는 파렴치한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내년 KBS에 대한 국고 지원이 향후 지속적인 지원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기획예산처의 KBS 예산 지원이 가능하게 된 이유와 경위가 이번 국정감사와 향후 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밝혀지기를 희망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