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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도청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정보통신부가 16일 말을 바꿔 휴대폰 도청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국민들은 또 다시 도청의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3,700만명의 국민이 가입하여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의 도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모든 국민들이 불법도청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누구도 도청 공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말 이른바 불법도청 테이프(X-file)가 공개될 당시만 해도 정부는 도청 공포로 불안해하는 국민들에게 ‘현 정부에서는 국가기관에 의한 도청은 없으며, 휴대폰 도청은 불가능하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았으나, 정보통신부가 이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휴대폰 도청가능 발표를 함에 따라 정보통신부를 포함한 정부에 대한 불신과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가 단순히 휴대폰 도청이 가능하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더 큰 이유는 정보통신부가 도청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피해 나가고 국민들 사이에서 강하게 일고 있는 도청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거짓 증언을 통해 국민을 기만하려는 중대한 잘못을 범했다는 사실이다.
이제 정부는 도청의혹과 관련한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 도청기술이 상당한 수준이고 불법도청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정보통신부가 이를 감추려 했던 이유가 무엇이지 궁금하기만 하다. 현 정부하에서는 국가기관에 의한 도청이 없다는 발표마저도 한 순간에 사실이 아닌 허위로 판명나지나 않을까 두렵기만 하며, 정부는 도청에 관한 국민의 대정부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음을 직시하기 바란다.
아울러 정보통신부가 휴대폰 도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발표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도청 보안시스템이나 장비들이 개발되었다고는 하지만 국민들은 도청 피해에 있어서 여전히 취약하다. 고도의 도청방지 기술개발과 도청방지제품의 보급, 관련법규의 강화 등 국민의 사생활을 더욱 철저히 보호하는데 정부는 심혈을 기울여야만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