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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0주년을 맞은 지난 15일, MBC ‘뉴스데스크’가 “러시아 군사영상보관소에 있던 일본군 731부대의 자체 촬영 화면”이라며 내보낸 충격적인 생체 실험 영상이 실제로는 영화의 한 장면이었음이 밝혀졌다.
MBC ‘뉴스데스크’는 일본군 감시 아래 진행된 동상(凍傷)실험 장면과 살아있는 사람의 장기를 분리해 포르말린 용기에 넣는 끔찍한 장면 등을 내보냈으나 이는 실제 국내에서 지난 90년 ‘마루타’란 제목으로 개봉됐던 중국 영화 ‘흑태양(黑太陽) 731’에서 나왔던 것과 같은 장면을 화면 색깔만 흑백으로 바꾼 것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MBC는 다음날인 16일 ‘뉴스데스크’ 도중에 “731부대 생체실험 장면 보도의 일부 화면은 ‘흑태양 731’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러시아에서 문제의 화면을 입수했으나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도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시민회의는 정확한 사실 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마치 기획·탐사를 통해 발굴한 특종인 양 버젓이 저녁 메인 뉴스를 통해 이를 보도한 MBC의 심각한 각성을 촉구한다. 방송 뉴스가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이와 같은 오보는 방송 뉴스 전체의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MBC가 광복 60주년을 맞아 일제의 만행을 고발함으로서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민적 관심을 고조시키며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이와 같은 보도를 했다고 해도 그 같은 좋은 뜻이 오보로 빛이 바랜 점에 대해서는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또 사실 규명을 통해 진실을 전달함으로서 정보에 대한 시청자의 목마름을 해결해 주어야 할 방송 뉴스가 지나친 방송사간의 시청률 경쟁 상황 하에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 위주로 치닫게 된 현실이 안타깝다.
오보를 한 다음날 뉴스 중간에 슬쩍 끼워 사과 방송을 한 MBC의 태도는 적잖이 미온적인 것이었다. 오보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생각한다면 MBC는 국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진정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마땅했다. 얼마 전 있었던 알몸 노출 사고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뉴스 오보까지 저지른 MBC가 철저한 반성과 새로운 각오를 통해 자부심을 가진 메이저 방송사로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또한 방송 심위위원회는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적절한 제재 조치를 조속히 취해 주기를 바란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