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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자유와 기능보장에 관한 법률’(신문법)과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피해구제법)이 28일 정식 발효된다.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자유민주주의의 근간까지 뒤흔드는 세계 언론사에 길이 남을 이 유래 없는 악법(惡法)이 결국 시행되는 것에 대해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정부가 ‘여론의 다양성 보장’이라는 허울을 쓰고 신문 시장에 개입해 언론을 통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이 신문법이다. 신문법에는 정권이 과도한 시장 점유율 제한을 통해 메이저 신문에 족쇄를 채워 비판 여론을 줄이고 신문발전위원회와 신문유통원 설립을 통해 배달망 등의 인프라가 부족한 친정부적 마이너 신문을 적극 육성해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히 드러나 있다. 일부 언론 시민단체를 등에 업고 밀어 붙인 정부와 여당뿐 아니라 야당인 한나라당도 정치적 야합을 통해 언론 자유를 치명적으로 위축시킬 이 법에 동조한 이상 역사의 심판과 단죄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민회의는 독자인 국민의 선택권을 무시하고 언론을 통제하려는 신문법이 참담한 실패로 끝날 것이라 확신한다. 자유로운 시장을 임의로 재편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 결과가 드러날 것이다. 독자들은 배달망이 얼마나 잘 되어있는가 따위의 이유로 신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신문의 논조와 기사의 질, 내용 구성 등을 신문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 설사 정부의 적극적 육성 덕택에 마이너 신문의 독자가 늘어난다 하더라도 정부의 지원을 받는 신문이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과 견제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국민을 무지하다고 여기고 언론을 제 손 주무르듯이 하려는 이 사회에서 더 이상 건전한 여론 형성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위헌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법을 밀어 붙인 정부 여당은 권력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억압받을 신문사들의 반발은 차치하고라도 이 법으로 인해 무시당하고 사실과 진실로부터 차단당할 국민들의 분노를 어찌 감내할 것인가 묻고 싶다. 헌법재판소가 이 법에 대해 각 신문사들이 청구한 헌법소원 3건의 심리에 들어 간 상태이고 이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들러리를 섰던 한나라당은 뒤늦게 법 시행 하루 전인 오늘 개정안을 제출해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회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 헌법재판소가 이 법의 위헌성을 명백하게 밝혀줄 것을 기대한다. 아울러 소 잃고 느지막하게 외양간 고치는 격이 지만 개정안을 발의한 한나라당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의견 수렴을 통해 독소 조항이 삭제된 진정한 의미의 신문법 개정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진력을 다하기를 촉구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