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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장관은 12일 북한이 6자회담에서 핵폐기에 동의하면 현재 중단상태에 있는 경수로 건설사업을 완전히 종료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200만Kw의 전력을 북한에 직접 송전하겠다는 “대북 중대제안”의 내용을 공개했다.
발표된 바에 따르면 6자회담에서 북핵폐기와 관련된 합의문이 발표될 경우 양주-평양간 송전선로 건설협의에 착수하고 3년내(2008년)에 북한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 송전선로 건설에 5,000억원, 변환설비 건설에 1조원, 송전에 필요한 중유발전소 건설에 2조원, 200만 Kw 전력생산에 매년 1조원이 소요(북한내 배전망 및 변전시설 건설 제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제안은 지난 번 정동영 장관이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을 때 이미 전달되었으며, 김위원장은 '진지하게 검토하여 답변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6자회담 개최를 앞둔 시점에서 정부가 이같은 제안을 공개한 것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이해된다. 이번 대북제안은 긍정적인 측면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북한이 당면한 최대과제 중의 하나인 전력문제를 레버리지로 사용하고, 이를 통해 6자회담에서 우리가 희망하고 있는 북한의 핵폐기 합의를 도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이번 제안은 충분한 검토와 논의, 그리고 국민적 합의를 통해서 추진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에 대한 찬반논쟁으로 또다시 국론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가 추락한 지지율 만회 등 국면전환을 위해 대북협력 카드를 활용하려는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 있어서도 안될 것임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또한 대북 식량지원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투명성이 결여될 경우 남한의 전력이 북한군을 위해 사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또 한번 송전이 시작되면 단전(斷電)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아울러 북핵문제에 대한 독자적인 해결에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는 미국측이 이번 제안에 대해 긍적적이었다고 말하고 있으나 미국이 이전에 대북전력 공급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 점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시민회의는 지난번 남북 경추의 회의 개최와 관련하여 정부는 북한의 진정한 핵포기만이 남북교류증진과 대북경제지원확대의 전제임을 북측에게 확실하게 전달하고, 북한은 핵을 볼모로 하여 일방적인 주장과 요구를 해서는 안되며, 벼랑 끝 전술로 체제의 보장과 경제원조 등을 요구하기에 앞서 핵 포기의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제 공은 북측으로 넘어갔다.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정부가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은 만큼 북한도 핵포기라는 확실하고 의미있는 답변을 6자회담에서 내놓아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장관급 합의내용이 이번에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결실을 맺기 바란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