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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모든 금융회사에 대해 연체고객을 대상으로 자체 신용회복지원절차를 마련하도록 한 데 이어 다중채무자에 대한 금융회사 공동의 개인신용회복지원제도를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2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3억 원 미만을 빌린 뒤 갚지 못한 신용불량자 가운데 30만여 명이 개인 신용회복지원제도(워크아웃)를 통해 신용불량자라는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1. 시민회의는 정부의 개인워크아웃제의 실시 취지에 동감하며 적극 환영하는 바이다. 시민회의는 그 동안 신용카드 제도개선에 관한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면서 현 신용카드 제도의 각종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해 왔다. 그 중에서 증가하는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을 위해 개인 워크아웃제도를 주장해 왔다. 물론, 자유시장경제 원리에서 금융기관과 채무자 간의 사적 경제문제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비판의 여지가 없지 않지만, 신용불량자와 개인파산자를 줄일 수 있고, 금융기관도 대손처리한 부실채권 회수를 통해 자산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개인 워크아웃제의 현실적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2. 다만 개인워크아웃제도 시행 이후의 부작용(도덕적 해이)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정부는 제시해야만 할 것이다. 금융기관에 채권액의 총 절반 수준의 제재금을 부과하거나, 채무자에게 금융질서 문란자로 등록해 제재를 가하는 등의 악순환적인 사후관리보다는 보다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사후관리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3. 30만 여명으로 추산되는 워크아웃 신청자를 단지 100여명의 사무국 직원이 접수 받는다면 5~6년의 기간이 걸린다고 한다. 정부가 실질적으로 신용불량자들을 구제할 의도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인기편승을 위한 정치적 고식지계인지 의구심이 갖지 않을 수 없다. 전산 시스템을 통한 보다 효율적인 신용불량자 구제심사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4. 이번 신용불량자 구제계획 발표 내용 중에서 농/수협 단위 조합, 새마을 금고, 신협 등 소형 금융기관이나 사채를 주로 이용하는 서민들이 구제 받기 어렵다는 것에서도 문제가 있다. 정부가 발표한 엄격한 심사기준을 굳이 완화할 필요까지는 없다 하더라도 농어촌과 도시 빈민지역의 신용불량자, 즉 진정한 서민들에게 이 혜택이 갈 수 있을 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5. 급속히 증가하는 가계부채와 가계파산은 한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금감원이 발표한 개인워크아웃제는 그 취지와 명분이 명백하다 하더라도 그 실시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섬세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일반 서민들을 구제한다는 개인 워크아웃이 오히려 서민들을 배제하고 제도를 역이용하려는 사람들의 수단을 전락해서는 안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