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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민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겨레 등 중앙 일간지 6개사가 올 초 제정된 신문법에 따라 신문 공동 배달을 목적으로 설치하는 신문유통원 설립을 위해 올해부터 2008년까지 투자 및 운영 자금으로 약 1651억 원을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관광부가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6개사는 2005년에는 투자 및 운영 자금 50억 원을, 2006년에는 약 644억 원, 2007년에는 약 457억 원, 2008년에는 약 500억 원을 요구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국에 190만 부의 신문을 공동 배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을 담은 ‘신문유통원설립 기초안’을 문화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안(案)에 들어 있다는 "공동배달센터(공배센터)의 전국적인 유통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정부 및 지자체의 공익적인 정보망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이들 신문사가 제안한 신문유통원의 공배센터수는 810개며 면단위 분소는 1209개라고 하는데 박 의원의 지적대로 이는 숫자가 지나치게 많을뿐더러 신문유통원이 자칫 정부의 정보라인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정부와 언론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권언유착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또 시민회의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우체국․동사무소․경로당․단위 농협 등을 신문 배포 장소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권언유착을 부추길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문제 제기에도 공감한다.
이번 6개사의 기초안을 문광부가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친정부 매체에만 유리하고 독자의 구독권을 침해한다는 비판 때문에 무산된 정부 주도형 신문유통공사 설립안이 신문유통원으로 이름만 바꿔 나타난 격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이들 6개사가 내놓은 기초안이 지난해 이들 6개사 대표들이 정동채 문광부 장관을 면담한 뒤에 나온 것이라 더욱 의심이 간다. 7월부터 시행되는 신문법이 정권에 비판적인 메이저 신문들을 견제하고 친여 신문을 육성․지원하기 위한 법이라는 비판이 정당했다는 반증인 셈이다.
신문의 경영과 편집은 물론이거니와 배달과 유통은 신문사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가장 좋다. 기어이 신문 공동배달을 하겠다면 신문사와 민간 배달업자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정부는 지원만하는 프랑스식 신문공동배달제가 더 합리적인 방안일 수 있다. 향후 이들 6개사의 제안에 따라 정부의 관리․감독 하에 신문의 공동배달이 시행되면 과연 신문유통원의 모습이 어떤 식으로 변질되어갈지 주목해봐야 하겠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