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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정부에 들어와서도 정경유착의 고리는 계속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검찰이 김홍업씨를 구속기소하면서 홍업씨가 기업들로부터 각종 이권청탁의 대가와 활동비 명목으로 모두 47억여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김홍업 전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은 국가정보기관과 유수 대기업에서 22억8500만원을 활동비와 용돈 등의 명목으로 받은 사실이 10일 기소단계에서 밝혀졌다.
또한 검찰은 홍업씨가 99년부터 지난해까지 임동원(林東源·대통령외교안보통일특보) 전 국가정보원장과 신건(辛建) 국정원장에게서 명절 떡값과 휴가비, 용돈 등의 명목으로 모두 35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 대기업과 국가기관 등으로부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엄청난 돈을 받았다는 사실에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과 국정원 전현직 원장으로부터 받은 돈이 대가성 없는 돈이라는 것에 대해 그 액수를 감안한다면 도저히 수긍할 수가 없다. 또한 홍업씨가 몸담았던 아태재단의 위상과 실체에 대하여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아태재단이 현 정부의 보이지 않는 정치자금의 공급처가 아니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2. 임동원 전 원장과 신건 국정원장은 대가성 없는 순수한 私金라는 변명으로 국민을 기만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홍업씨에 건넨 돈이 공금이든 사금이든 간에 돈을 건넨 기업과 전현직 국정원장은 솔직하게 그 의도를 국민 앞에 털어 놔야 할 것이다. 검찰은 전현직 국정원장 이 홍업씨에게 준 떡값 및 홍업씨가 있었던 아태재단의 비리의혹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관련자들만의 해명만 듣고 적당히 넘어가는 수사를 한다면 검찰의 독립성과 위상에 관하여 또다시 국민들로부터 의심받을 것이다.
3. 정경유착의 악습과 안기부의 시녀역할이 아직도 생생히 살아 숨쉬는 상황에서 국민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정보기관이 정치권력의 사기관으로 전락하고 유수기업들이 정치권력의 돈줄로 전락하게 만든 장본인을 ‘국민의 정부’라고 속단할 수 없지만 청와대는 이 홍업씨와 관련된 비리에 대해 그 책임을 통감해야만 할 것이다. 각종 이권청탁으로 받은 금품이 정치자금으로 쓰여졌다면 청와대도 그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