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 활동 > 논평·성명
북한이 14일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6.15 공동선언 5주년 기념 축전의 남한측 방문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일방적인 요구를 해왔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달 19일에 막을 내린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6.15 행사에 협력하기로 합의하였고, 이후 실무회담을 거쳐 방북단의 규모 등을 확정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신뢰와 원칙을 단번에 무너뜨리고 말았다. 북한이 남측 방북단의 규모를 축소하려는 이유로 행사를 앞두고 미국의 높아진 대북압박에 대한 부담을 표면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압박 강화와 6.15 방북단의 규모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북한의 이 같은 요구는 우리의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않는 억지에 불과한 것이다.
6.15 기념 행사의 기본취지는 민간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에 보여주고 있는 행동들은 6.15행사를 정치적 쟁점거리로 활용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즉, 북한은 대외선전을 위해 우리를 들러리 세우고 있는 것이며 이에 말려들어 우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아쉬울 것은 하나도 없다. 방북단이 한명 더 가고 덜 가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숫자에 연연해서 북측에 끌려다니는 우리 정부의 모습은 실로 답답하기 그지없다. 정부가 이번 달 21일부터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남북 장관급회담을 의식해 또다시 북한의 요구에 응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면 곤란하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회담을 개최한들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3일 오전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해 합의준수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요구는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북한의 일방적인 합의내용 파기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책임 규명이 없을 시에는 방북 자체를 재검토할 수 도 있음을 확실히 알려야 한다. 이번 행사에서 아쉬운 건 우리가 아니라 바로 북한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