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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1일, “현재의 두발 관련 규정에 대해 학생들이 개정안을 만들게 하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라”는 지침을 서울지역 중·고등학교에 시달했다. 또한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대표가 참관인으로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강제적 두발 규정도 모두 고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바른교육권실천행동은 중ㆍ고등학생의 두발자율화를 적극 지지하는 바이다. 서울시교육청의 “두발 관련 규정은 미풍양속과 사회 통념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대 상황에 알맞게 제ㆍ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표명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당연한 조치로 이를 환영한다. 일부에서는 지나치게 방임주의적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 라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하지만 통제와 규제 일변도의 학교문화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두발규제는 학생들의 탈선을 방지하고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유지돼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 되지 않았다. 단순히 머리 모양이나 길이로 학생다움을 판단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이미 다양화 되고 각자의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로 바뀌었다. 아직도 학생들의 머리를 강제로 자르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개탄스럽다. 교육을 위해서 라고 하지만 이는 교육을 포기한 것에 다름 아님을 알아야 한다.
학교는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곳이다. 학생들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아보고 원칙을 결정하고 이를 실천해 보는 과정을 통해서 올바른 판단력과 책임의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권위주의나 교사일방주의의 학교문화를 개선해야 하고 학생의 개성 발현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학생들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할 것이라는 믿음도 가져야 한다. 믿어주는 것에서 교육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바른교육권실천행동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학생생활지도가 두발단속과 같은 통제적 방법이 아닌 학생의 인권과 권리가 존중되는 민주적 방식으로 이뤄지기를 촉구한다. 학생들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교육 주체임을 인정하고, 학생들의 참여 속에서 민주적 기준에 의해 결정된 교칙이 학교에서 통용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유도해야 한다. 학교와 교육당국은 두발 자율화가 민주적 학생지도의 첫 걸음이 될 수 있도록 잔존해 있는 시대역행적 제도와 관행을 찾아내 고쳐나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