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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2008학년도 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자격고사로 활용하고 논술과 면접 위주로 선발하겠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서울대의 이 같은 방침은 내신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교육부의 대입전형계획과 일부 상반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대의 발표 직후, 주요 사립대학들은 서울대의 결정이 내신과 수능의 변별력 약화에 따른 당연한 조치라며 서울대의 계획안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교육부는 이번 서울대 입시전형 안이 2008학년도 대입기본취지에 부응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우려를 표명하면서 서울대가 본고사 형태의 논술시험을 도입한다면 행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3불 정책’ 고수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학교교육에 충실해 내신비중이 높아진 대입을 준비하고 있던 학생, 학부모, 교사는 서울대의 이번 발표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교육부가 서울대에게 책임을 미룰 수 있는 것일까? 새 입시제도는 고교 간 학력차를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신비중을 강화했고 수능 변별력을 약화하는 등 처음부터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 고사의 도입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대입제도였다.
바른교육권실천행동은 다양한 선발 기준과 방법으로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서울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서울대의 이번 발표는 현행 제도에서 보다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선발 방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교육부가 대학입시제도 만큼은 각 대학이 설립목적에 따라 다양한 능력의 학생을 자율적으로 선발하고 특성화된 인재로 육성할 수 있도록 한 걸음 물러서는 결단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대학들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대입 업무를 관리하고 있는지 감독하고 지원해 주는 일이 정부의 몫이다. 대학의 자율권을 더 이상 훼손해서는 안 된다.
발표를 미루고 있는 타 대학들도 학생과 학부모들이 더 이상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서둘러 2008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을 소신 있게 밝혀주기 바란다.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합리적이고 변별력 있는 선발방법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전형방법이 대학별로 제시돼야 한다. 그래야만 대학이 학생선발 자율권을 확보할 수 있는 명분과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