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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5일 피의자의 인권 보호를 명분으로 ’인권보호강화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범죄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사진촬영을 전면 금지하고 소환 사실도 언론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 골자다. 수사 과정에서 행해져 오던 중간발표도 없애고 언론에 수사과정 등의 내용을 유출한 수사관은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며 기자가 오보를 냈을 때는 해당 수사기관 출입을 금지시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시민회의는 이번 검찰의 발표가 언론 보도를 통제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고 언론과 시민단체의 주요 역할인 권력 비리와 검찰 수사에 대한 감시를 원천 봉쇄하는 의도로 여겨져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인권’이 다른 어떠한 가치보다 우선한다는 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실제로 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이 나지 않은 피의사실이 수사 과정상에서 보도되어 피의자의 인권이 침해되는 경우가 있었다. 언론도 확정되지 않은 피의 사실을 예측․과잉 보도해 국민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도록 사실에 입각한 취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헌법에서 ‘인권’ 못지않게 중요하게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이 ‘알 권리’다.
국민들은 어떠한 사건에 대한 수사 상황을 언론 보도를 통해서만 전해들을 수밖에 없다. 중간 수사 발표도 하지 않고 피의자 소환 사실도 공개하지 않는다면 수사기관이 사건 해결의 핵심 인물을 소환하지도 않고 조사를 종결해도 그 사실을 아무도 알 수가 없게 된다. 항상 언론이 주요 취재대상은 일반인 보다는 거물급 정치인이나 경제계 인사들이다. 검찰의 이번 발표로 인한 인권보호의 혜택이 평범한 국민들보다 권력형 비리에 연루되어 갖가지 의심을 받는 주요 인사들에게만 돌아 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국민의 권리를 보장해 주겠다고 만든 규제로 인해 오히려 국민이 권리를 제약당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가뜩이나 현 정권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져 있고 각종 규제들로 인해 언론의 활동 폭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눈과 귀를 아예 막으려는 이러한 규제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고 있다는 점은 심히 유감스럽다. 시민회의는 검찰과 경찰은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성실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고 언론은 이를 과감 없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도하여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보장해 주는 바람직한 민주주의 국가의 모습을 기대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