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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 등 23인의 발의로“출판 및 인쇄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에 상정되고 지난 4월초 공청회가 개최되면서 이른바 도서정가판매문제가 관련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에 제안된 개정안의 핵심은 <<‘정가판매’를 현금할인 및 사은품, 누적점수제, 할인쿠폰 등의 유사한 형태의 할인이 없이 판매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간행물(잡지를 포함)을 판매하는 자는 정가대로 판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시민회의는 우선 개정안과 같이 정가판매를 규정하고 출판사가 판매를 목적으로 발행한 간행물에 표시된 가격대로만 판매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장경제체제하에서 가격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며, 따라서 「공급자가 정한 가격으로 판매를 해야 한다」거나 「할인을 할 수 있다, 없다」는 것을 법으로 규정하기보다는 시장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기존 “출판 및 인쇄진흥법”에 명시된 간행물 정가표시 및 판매, 인터넷을 통한 정가의 1할의 범위 내의 할인판매허용, 예외조항, 과태료 등 관련 조항들은 이제 삭제되거나 수정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시민회의는 <<인터넷 서점들의 과당 할인경쟁으로 국내영세출판업계와 중소업체들이 도산위기에 처해 있다. 지나친 시장논리에 의한 책값할인이 출판사의 경영악화 등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문화사업을 퇴보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전적으로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와 관련하여 인터넷 서점을 통해 소비자들이 낮은 가격으로 책을 공급받아 왔고, 출판시장의 침체가 국민들이 책 보다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있는 시대적인 변화에도 크게 연유한다는 점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도서에 대한 할인판매(구매)에 익숙해져 있는 현 상황에서 도서정가판매제 도입논쟁이 유통질서의 확립, 책값의 안정이라는 당초의 의도와는 달리 혹시 국민들에게 책값만 인상된다는 인식을 주어 책을 더 멀리하게 만들고 관련 산업을 더욱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차제에 출판업계 자체의 경영관행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끝으로 침체된 출판문화산업을 살리기 위해 국민적인 독서풍토 고양이 이루어져야 함을 첨언하는 바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