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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초등학생에게 일기를 강제로 작성하게 하고 이를 검사, 평가하는 것은 일기쓰기의 본래 취지가 흐려지고 아동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므로 초등학교 일기검사 관행을 개선하고 초등학교의 일기쓰기 교육이 아동인권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지도·감독하라’는 의견을 교육인적자원부에 전달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는 인권위가 교육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인권적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반박 보도 자료를 통해 ‘인권위의 발표는 교사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교육의 자율성마저 약화시켜 교육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는 일기 쓰기를 통해 문장 능력 및 사고력·논리력 배양 뿐 아니라 학생 생활지도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라 교원단체의 주장도 일리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인권위의 권고사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일기장 검사를 하지마라는 주문은 없다. 일기를 강제로 작성하게 하고 이를 검사하고 더 나아가 이를 시상의 평가 잣대로 활용하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인권위의 판단이다. 이러한 권고를 교육 자주권 침해나 일기검사의 중단으로 받아들여 교사의 교육 활동을 위축시키고 교육적 측면에 위배된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지나친 교권옹호이다.
바른교육권실천행동은 무엇보다도 교육현장에서 높아진 학생인권에 대한 의식이 반영되어 이러한 논의가 가능해진 배경 자체를 환영한다. 그리고 수십 년 동안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행해 오던 교사의 일기장 검사를 아동의 인권 측면에서 생각해보자는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 일기쓰기가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면이 많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또한 일기쓰기에 대한 즐거움과 생활을 기록하는 습관을 길러주려는 교사들의 노력은 인정한다. 하지만 일기쓰기가 강제로 이루어지고, 검사하기 위한 숙제로 되어 버린다면 교육의 효과는 감소될 것이다.
일기쓰기와 관련된 이번 논란은 무엇보다 일기를 쓰는 아동의 입장에서 효과적인 교수법을 찾는데 최선을 다하는 교육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일기를 검사하고 일기쓰기를 강요하는 과정에서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면 방법을 개선하거나 다른 지도법을 찾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이를 교권 침해나 교육에 대한 간섭으로 생각하거나 아동의 사생활과 양심의 자유에 대한 논의까지 교권침해와 연관해 생각한다면 이는 바른 교육권 행사가 아니라 교권 남용이요 월권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