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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오는 4월 시범 실시되는 교원평가제에 관해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사 2만5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대상자의 약 80%가 교장과 교감 및 학생, 학부모, 동료교사가 공개 수업 등을 통해 능력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드러난 교원들의 정서는 교원평가가 학교현장에 적용될 경우, 수업 전문성 향성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평가의 형식화와 업무가중이 초래될 우려가 크며, 교육의 특성상 학교교육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크므로 4월 시범 실시는 성급하다는 것이다. 또한 객관성, 공정성 보장이 쉽지 않고 장기적으로 구조조정 등 교원의 신분약화가 우려되므로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교육 불신 해소와 교원의 책무성 강화 문제는 교원평가제와 별개의 방법으로 추구되어야 할 문제라고 인식하며, 교원들이 자율적으로 수업을 공개하거나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 반영하도록 하는 등 교육계 자체적으로 윤리운동이 필요 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었다.
지난해 2월 교육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대다수가 교원평가제 실시를 찬성한 사실과 아주 대조적인 결과이다. 국민의 대다수가 교직사회에 대한 깊은 불신을 가지고 있는 이 시점에, 교원평가제는 이미 국민적 결론이 내려진 사안이다. 우리 사회에서 경쟁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곳이 교직 사회이고, 한 번 임용되면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지 여부와 상관없이 정년 때까지 거의 같은 대우가 보장된다. 이는 결국 교사들을 매너리즘으로 빠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번 교총의 설문결과는 교육계의 윤리운동이 필요하다는 데는 절대적으로 찬성하지만 외부적인 교원평가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문제에는 공감하지만 평가받기는 싫다는 반응을 학부모와 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나태하고 무기력한 공교육의 현주소를 바라보는 교원들의 책임의식은 과연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공교육의 질적 향상은 수준 높은 교사의 확보라는 사실에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미 온 국민은 교원들에게 고강도의 질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변화의 목표는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교사가 학교 안팎에서 인정받으며 또 능력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받음으로서 추락한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바른교육권실천행동은 공교육 붕괴의 책임이 전적으로 교사에게 있다고 단정 짓지는 않겠지만 교육의 문제를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번 조사결과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 성과와 실적에 근거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방안이 마련된다면 교사들은 더 이상 반대 할 명분이 없다. 사교육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교원평가는 반드시 실시되어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