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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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4일 법무부는 일진회 등에 연루된 학교폭력 청소년 1000여명에게 ‘병영체험’ 프로그램으로 교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극기 훈련 등으로 심성 개선과 정서안정을 기하겠다는 취지다. 얼마 전 교육인적자원부는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하기 위한 대책으로 5월부터 학교별로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의 구성원이 동의할 경우 학교폭력 방지용 CCTV를 설치하며, 9월부터는 학교 폭력 예방과 생활지도를 전담하는 전문상담 순회 교사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시․도교육청별로 공개전형을 통해 임용되며 180시간의 연수를 거쳐 전국 182개 지역교육청 및 산하기관에 308명을 배치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 부처가 학교폭력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고자 했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번 정부부처가 발표한 대책은 대증요법(對症療法)식 대책이다. 학교폭력 발생의 근본원인을 찾기보다는 학교폭력을 일시적으로 발생한 문제나 현상만으로 치부하려는 대책에 불과하다. 학교폭력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학교폭력이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잔인한 폭력성과 놀이문화의 퇴폐화, 조직화와 광역화 되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CCTV설치의 경우, 학교폭력 감소 기대효과 만큼이나 역효과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학교폭력은 학교내외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일부 취약지역에 CCTV 몇 대를 설치하여 감시한다고 하여 학교현장 전반에 퍼져있는 폭력을 예방을 할 수 없다. 이는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안일하고 가볍게 여기는 대책이다. CCTV로 인해 학교 내 사각지대에서의 폭력은 감소하여 단기적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자칫 폭력이 발생하는 장소만 이동 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 이러한 기계장비의 설치는 장기적으로 폭력에 대한 예방책이 될 수가 없다. 전문상담 순회교사제의 경우, 단순한 인원증원에 앞서 상당교사의 업무와 역할에 관한 명확한 기준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학교 내 폭력전담교사와의 역할 분담과 업무 매뉴얼 및 기준 등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채 시행한다면 용두사미의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법무부의 병영체험 발상 또한 그 아류다. 학교폭력은 눈에만 뛰지 않도록 한다고, 또 유격훈련을 시킨다고 사라지지는 않는다. 학교에서 발생한 문제를 결코 교육적이지 못한 내용·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비슷한 전력의 또래들이 서로 범죄수법을 배우거나 또 다른 조직을 결성하는 등 역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학교폭력은 근절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안은 근원적인 데서 찾아야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교육부가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해 내 놓은 이번 대책에 거는 학부모들의 기대가 크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교육부는 한 치의 소홀함도 없이 실행 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함은 당연하다. 이번에 발표된 대책들이 일회적인 대책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지속적인 상담과 예방 교육만이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다는 많은 연구결과와 교직 일선의 경험담을 주목해야 한다. 바른교육권실천행동은 학교폭력예방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제도적인 준비와 발표된 대책들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꾸준히 모니터링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