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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경찰청 워크숍에서 현직 교사의 주제 발표에 ‘학교폭력 조직 일진회’의 실체에 대한 주제 발표가 있은 후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서울지역 600여교 학교의 학생들이 일진회 연합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교사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학교의 폭력조직이 기성세대의 조직 폭력배 수준에 근접해 있고, 학생들이 교육을 받는 공간에서 폭력과 저질 문화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어 그 심각성이 이해의 수준을 넘는다. 경찰의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겠지만, 문제가 이토록 심각해져 왔는데도 수수방관한 학교와 교육당국이 원망스럽다.
경찰과 교육당국이 앞 다투어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가 의문스럽다. 우선, 경찰의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후죽순처럼 대책이 나오는 것은 ‘학교폭력근절’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일진회 해체’가 목적인 양 비춰지고 있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학교폭력을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폭력근절대책은 보통의 학생들이 마음 놓고 학교를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피해를 당했을 경우 피해 학생이 다시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일진회 해체는 그 중 하나의 방법이어야 한다.
학교 폭력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사태가 불거질 때 마다 나오는 특별대책들도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이번 일진회 해체를 위한 대책도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낼 것이 아니라 기존의 대책들이라도 잘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시행했더라면 학교폭력은 상당히 줄어들었을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은 안전한 교육환경에서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정부는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교를 다니고 학부모는 자녀를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할 의무가 있다. 학교와 교사는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폭력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학부모에게 알려줄 의무가 있고 이를 시정할 책무가 있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교육당국과 경찰당국은 물론 학교와 교사들이 기존의 대책과 새로 제시된 대책들을 제대로 시행하는지, 시행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잘 이행되지 않을 시에는 이에 따른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이는 자녀의 친권자인 학부모의 기본적인 권리로서 학교에서 폭력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지속될 것임을 밝힌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