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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 대책’과 ‘포스트post 월드컵 대책’을 발표하였다. 2002 한일 월드컵은 국가홍보, 즉 대외 국가 이미지 고양 차원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월드컵 개최의 결실이다. 하지만 월드컵에 대한 축소해석도 금물이지만 지나친 확대해석과 월드컵과 연결시킨 섣부른 경제대책은 신중해야 할 문제이다.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대표들과 붉은 악마들이 경기장 내외에서 보여준 훌륭한 모습은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실어주었고, IMF사태 이후 구겨진 자존심을 세우는 데에 큰 몫을 하였다. 또한 월드컵 개최가 한국경제 전반에 긍정적 효과를 주었다는 것은 인정하나 그 사후 처리에 있어서 월드컵과 연계하여 국민들에게 내실 없는 장미 빛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은 한마디로 정부의 안이한 조치에 불과하다.
월드컵 신바람이라는 분위기를 연장하여 한국경제에 활력을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단기간에 급조된 엉성한 경제부흥대책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월드컵의 인기에 영합한 졸속기획이라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69조원의 공적자금이 회수 불가능하게 된 위기상황에서 좀 더 내실 있고 뼈대가 튼튼한 믿음이 가는 경제정책을 정부는 심사 숙고하여 국민들에게 제시하여만 할 것이다. 당장 눈 앞에 닥친 문제는 간과한 채 화려하지만 공허한 외침만을 부르짖는 정부의 쇼맨십에 국민은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다.
현 정부는 시장경제의 원리를 무시한 채 경제 각 분야에 있어서 그 한계를 넘어서는 직접적 규제를 남발해 왔다. 일찍이 대표적 자유주의자 하이에크는 ‘시장의 자생적 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자생적 질서란 중앙정치권력의 인위적, 독점적 설계가 아닌 시장이라는 경제적 場 내에서 시민들의 자유로운 행위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질서를 의미한다. 월드컵 기간 동안 붉은 악마를 비롯한 시민들의 뜨거운 응원과 질서정연한 모습은 시민사회의 자생적 질서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더 큰 위기를 맞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이제라도 정부는 시장의 자생적 질서를 유도하고, 경제정책의 내용과 형식 면에서 좀 더 튼실한 전략을 개발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