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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을 통과하는 고속철도 터널 공사에 항의하여 단식투쟁을 벌였던 지율 스님이 3일 밤 정부가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하기로 합의하면서 100일 만에 단식을 중단하였다.
지율스님의 단식 중단 소식에 시민회의는 우선 다행스러운 마음을 표하고자 한다. 그러나, 국책사업에 맞서기 위해 택할 수 있는 방법이 극단적인 단식투쟁 뿐 이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지율스님의 그간의 단식투쟁을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다.
국책사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치겠다는 자세는 너무도 무모한 행위이다. 죽기를 각오한 투쟁에 대해 정부는 약자가 되기 마련이며, 그렇게 될 경우 합의내용은 합리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기 어렵다. 따라서 어제의 합의는 지율스님의 목숨을 살렸다는 의미는 있지만 결코 합리적이거나 정당한 합의였다고는 할 수 없다.
만약, 오늘을 시점으로 어떤 사람이 천성산 터널 공사재개를 주장하며 목숨 건 단식투쟁을 벌인다면 그때는 또 그 사람 목숨을 살리기 위해 다시 터널공사를 진행하겠다고 합의해야 하는가? 그 때도 합의내용이 합리적이고 정당하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겠는가?
또한, 지율스님의 이번 단식과 정부의 타협이 전례가 되어 국가정책에 맞서는 목숨 건 단식투쟁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국책사업을 추진하는데 찬반 논란은 항상 있게 마련이고 건전한 합의가 추구되어야 한다. 그러니 제발 누구든지 목숨을 담보로 한 무모한 투쟁방법은 지양해주길 바란다.
아무쪼록, 지율스님의 건강이 빠른 시일 내에 쾌유되기를 바란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