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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8일 이해찬 국무총리가 기업들의 과거분식 부담을 털어낼 방안을 1·4분기 중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동안 증권집단소송법이 많은 문제가 있으며, 이에 대한 적절한 보완책이 필요함을 누차 강조한 시민회의는 정치권이 증권집단소송법의 개정 필요성을 인정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환영한다.
증권집단소송법은 1월 1일부터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과거분식 해결이 선행되지 않아 그동안 꾸준하게 개정의 필요성이 주장되어 왔었다. 법시행이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이 법개정 논란이 일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동제도가 많은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의 과거분식 회계문제는 분명히 기업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기업의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는 것 또한 분명한 현실이다. 시대와 상황이 기업들에게 분식회계를 유도했음은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물론 기업들은 이번 개정움직임이 잘못된 회계 관행을 청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의 개정움직임이 가시화 되고는 있지만, 실제로 분식회계에 대한 완전사면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더욱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안은 2~3년 유예기간을 두어 기업들의 충격을 완화시켜주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쉽게 적발이 되지 않는 분식회계의 특성상 기업들이 과연 전기오류 수정손익 등의 방식으로 과거 분식을 처리할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시민회의는 지난 1월 26일(수) 증권집단소송법과 관련한 세미나를 통해 동제도의 보완점을 제시하였다. 이 세미나에서는 분식회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지원하는 전문적 의견은 금융감독원 같은 감독당국이 아니라 한국회계연구원 같은 보다 중립적인 기구에서 하는 것이 필요하며, 소송이 제기될 경우 미국의 SEC 경우와 같이 당사자간의 분쟁에서 한쪽에 도움을 주는 일이 없도록 금융당국은 감리를 중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사실 과거분식에 대한 입법조치를 하더라도 집단소송의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것 일뿐, 일부에서 오해하듯이 민형사책임을 근본적으로 면제하여 일종의 면죄부를 주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과 같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증권집단소송법의 개정이 과연 기업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문스런 상황이다. 이번 개정논의가 실질적으로 기업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