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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아자동차의 직원 채용에 노조 간부들의 ‘취직장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 지면서 세상이 온통 시끄럽다. 의혹으로만 여겨지던 음성적인 관행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기아차 노조를 비롯한 전체 노동계가 도덕적으로 상당한 치명타를 입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노동계는 충분히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당연히 노동계 내부에서도 이 같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 노동계가 보여주고 있는 행동들은 책임회피로 보일 만큼 너무나도 소극적인 대응으로 평가된다. ‘취직장사’의 커다란 소용돌이를 피해나가기 위해 갖은 변명으로 일관하는 노동계의 모습은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기아차 노조는 사태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유를 언론의 확대 보도 탓으로 돌리고 있다. 또한 민주노총은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의 뜻을 표명하였으나, 이번 사태를 사측의 노조 무력화 기도를 위한 노조 간부 포섭 사건으로 규정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인사비리의 문제가 비단 노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유력기관이나 경영주가 연루된 총체적인 문제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인사비리의 책임을 정부나 경영주와 공동으로 부담(?)하면 노조의 잘못이 희석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노동계의 변명과 책임회피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은 확대될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노조에게 필요한건 변명이나 책임소재의 구분이 아니라 책임을 통감하고자 하는 자세이다. 권리의 주장에는 충실했지만 책임에는 소홀했던 그 간의 노동계의 단편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 씁쓸하다. 또한 이번일로 인해 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목소리를 성실하게 대변해 왔던 ‘진정한 노동조합’의 활동마저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