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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반부패투명사회협약으로 부패없는 맑은 사회를 건설하자!"
지난 2003년 12월 유엔 반부패협약 서명식을 계기로 전 세계가 부패극복과 투명사회 구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21세기를 정의와 상식의 가치가 존중받는 윤리의 시대로 만들기 위해 세계 각국의 시민들은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독버섯처럼 자라난 부정부패로 말미암아 나라 전체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천문학적 규모의 불법정치자금, 대기업의 회계부정 등 사회지도층들에 의해 저질러진 부정과 부패는 힘겹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에게 아직도 씻기 힘든 좌절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나아가 부정부패는 “정의롭게 살고 법을 지키면 오히려 손해”라는 불신풍조를 만연시켜 사회발전과 국민통합의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작금에는 가장 정의감이 충만해야 할 청소년들까지도 수능부정 행위를 저지르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부정부패는 엄청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이 막대한 비용은 부당하게도 전적으로 일반 국민들이 부담하고 있습니다. 부정부패에 의해 촉발된 지난 1997년 금융위기로 말미암아 가장 커다란 시련을 겪어야했던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부패한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이 아닌 바로 평범한 일반 국민들, 더욱 힘없고 가난한 이들 아니었습니까?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부패를 저지르고 있을 때 우리 국민들은 그 뒤편에서 고통 가운데 신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우리 사회에 부정과 부패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문화와 생활에 침습해 있습니다. 때론 ‘미풍양속’의 이름으로, 때론 ‘작은 성의’의 가면을 쓰고, 때론 ‘친한 관계’로 변장하고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부패친화적 문화는 너무 오래 우리 생활의 동반자로 행세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서 부패청산 없이는 결코 희망찬 미래의 문은 열리지 않을 것입니다. 부패는 국가 자산과 자원의 정의로운 분배와 효율적인 이용을 방해하여 성장을 잠식하고, 나아가 사회적 통합과 정치적 안정을 해치며,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협합니다. 우리의 대외신인도와 국가경쟁력 역시 부패에 의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투명성이야말로 한 사회의 가장 커다란 사회적 자산이며, 경쟁력입니다.
하지만 부패의 극복은 관제 캠페인이나 정략에 따른 일시적인 사정활동의 강화로는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역사의 교훈입니다. 사회 각 분야에 만연한 부패 척결과 투명사회 실현의 과제는 정부나, 정치권, 기업이나 시민사회 어느 일방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없습니다. 반부패투명사회의 실현은 민관을 막론하고 사회 각 주체들의 유기적인 공동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이는 이미 국제사회의 공인된 합의입니다.
이러한 인식 위에서 우리 시민사회 일동은 정계, 재계, 공공부문에 부패극복을 위한 ‘반부패투명사회협약’을 제안합니다. 반부패투명사회협약은 부패극복과 투명성 제고를 통하여 한국사회를 보다 성숙한 단계로 진전시키기 위한 사회 각 분야의 자발적 사회협약입니다. 사회 각 분야는 이 사회협약의 틀 속에서 기존의 부패에 대한 철저한 자기성찰과 함께 향후의 재발방지를 위한 서약을 하고, 이 협약을 체결한 이후에는 투명한 반부패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한국사회 투명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반부패투명사회협약’은 정치 분야에서는 깨끗하고 투명하며 효율적인 정치의 실현 등을, 공공 분야에서는 부패방지와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반 시스템의 정비 등을, 기업 분야에서는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골자로 하는 거버넌스의 개선 등을, 시민사회 영역에서는 부패문화의 극복과 부패감시와 참여의 강화 등을 주요내용으로 담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발생하는 부패의 억제와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장치 마련 등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사회 각 분야가 자발적으로 반부패투명사회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지속적인 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우리나라는 반부패 비용과 기간을 크게 절감하고 단축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하여 선진사회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반부패·투명사회협약의 성공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사회 각 분야가 단순한 선언의 수준을 넘어서서 이를 제도화하고 실천과제에 대한 상호 감시와 견제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부패 없는 사회, 투명한 사회는 실현불가능한 꿈이 아니라, 당장 실현하지 않으면 안 될 국가적 과제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이에 우리는 공공분야, 민간기업 및 시민사회 등 모든 구성원들에게 반부패투명사회협약을 통하여 부패 없는 맑은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다함께 노력해 나갈 것을 정중하게 제안하는 바입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희망 가득한 사회, 공명정대한 사회, 밝고 투명한 사회, 아름다운 미래를 물려주겠다는 굳센 다짐으로 함께 어깨를 걸고 반부패투명사회협약을 만들어 나갑시다.
반부패투명사회협약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제안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