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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1일 여야는 국회 본회의에서 신문법과 언론피해구제법을 통과 시켰다.
시민회의는 열린우리당이 제안했던 1개 신문이 전체 시장의 30%, 3개 신문이 60%를 차지하면 시장지배적사업자로 규정하는 내용이 그대로 반영된 것은 물론 곳곳에 위헌 소지가 다분한 내용을 포함한 두 법안이 여야 합의로 처리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열린우리당은 점유율의 산정 대상을 중앙에서 발행하는 종합일간지로 한정한 당초 안을 ‘일반 일간신문과 특수신문’으로 확대한 것으로서 규제에 대해 한발 물러 선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이 법은 그 실효를 떠나서 언론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공정거래법(1개사 50%, 3개사 75%)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둔 차별입법으로서 다분히 위헌적이라 하겠다.
또한 신문 사업 신고 의무화와 언론의 공적 책임, 보도 균형 등을 명문화한 것은 정권이 사기업인 신문사를 감시·통제하고 논조를 획일화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서 자유민주주의의 기초인 언론 자유를 제약하는 법이라 할 수 있다.
언론 피해구제법은 언론자유를 제약하는 법으로 이름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언론중재위원회가 피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도 보도 시정을 신청할 수 있게 했고 위원회는 자신의 판단으로 시정 권고를 할 수 있으며 심지어 민법상의 손해 배상까지 중재할 수 있도록 막강해졌다. 막대한 기금으로 운영될 신문발전위원회와 더불어 언론중재위원회는 정부에 비판적인 신문을 길들이고 친정부적인 신문을 육성하여 신문시장을 개편하는 수단이 될 것이 자명하다.
시민회의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자유민주주의의 근간까지 위협하는 위헌적인 내용들로 가득한 신문법과 언론피해구제법을 통과시킨 여야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는 4대 입법 중 하나라도 연내 통과 시켜야 하는 '성과'가 필요했던 열린우리당과 대안 없이 발목잡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을 피해보려는 한나라당의 야합(野合)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비판 받아 마땅하다.
여야는 서로 한발 물러서서 양보도 했고 합의를 통해 이해관계에 맞는 성과도 이루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토록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위헌적 소지를 많이 가지고 있는 신문법이 정치적 흥정으로 처리되었다는 점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언론의 기능 중 가장 큰 것이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다. 그것이 자유로이 이루어지는 사회가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권력에 비판적인 언론이 억압받는 사회에서는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의 알권리와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신문법의 위헌적 내용과 요소들은 헌법재판소의 위헌심사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수정·폐지되어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