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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盧成大)는 최근 감사원이 올 5월 제기한 KBS의 방만 경영에 대한 지적 사항을 토대로 KBS의 예산과 결산을 감독하고 경영에 대한 감시·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위가 마련한 방송법 개정안에서는 KBS 예산 편성 시 정부투자기관에 적용되는 정부투자관리기본법의 예산편성 지침에 따라 예산을 편성하게 하고, 결산 때는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그 결과를 첨부해 국회에 보고하게 하는 등 예·결산에 대한 외부 감독이 강화되었다. 또한 일정 직급 이상이 되는 KBS 직원의 비리에 대해서는 공무원에 준하는 처벌을 하기로 하고 KBS 이사회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장을 상임으로 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이전까지 꾸준히 문제제기 되고 지적되어 온 이익잉여금의 국고 배당 부분이 누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방송위는 민영방송사인 SBS의 재허가 추천 심사 과정에서는 방송 수익의 사회 환원을 재허가 추천의 조건으로 내걸면서 몇 번씩 추천을 보류, 5개월여 간이나 질질 끌다가 다짐을 받고서야 허가를 내주고는 KBS와 EBS에 대해서는 이익잉여금의 국고 배당을 단순히 권고하는 데에만 그치고 있다. 공영방송에 대해 민영방송과는 다른 판이한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회의는 지난 5월 KBS의 경영난이 사업 다각화 등에 따른 것이 아니라 방만한 운영과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특감으로 드러났을 때 KBS 스스로의 개혁과 자각, 방송위의 KBS 경영에 대한 통제·감독 강화를 동시에 주문한 바 있다. 방송위가 이러한 뜻을 받아 들여 KBS의 예·결산과 경영에 대한 감독과 통제를 강화한 법안을 만든 것은 바람직하나 이익잉여금의 국고 배당에 관한 조항을 개정안에서 빠트린 부분은 “KBS 봐주기”라는 의심을 받을 소지가 충분하다.
시민회의는 지상파 방송의 공공성과 공적 책임의 실현이라는 명분 하에 민영 방송에게는 과도한 심사 기준을 내세워 탄압하면서 공영 방송에 대해서는 봐주기 식으로 일관하는 방송위의 이중성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KBS는 2003년 말 기준으로 4000억 원 이상의 이익잉여금을 냈으나 국민들에게 수신료를 받는 비영리법인이라는 이유로 국고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KBS는 수신료 이외에도 광고 등의 기타 수입이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익을 국고 배당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고 있는 100% 정부출자기관이 그 이익을 국고로 돌리는 것은 의무이다. 방송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감사원의 지적 사항을 반영하는 것이 목적이어서 이익잉여금 부분은 빠졌다”며 “필요하다면 국회 심의 과정에서 관련 조항이 추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익잉여금의 국고 배당 부분은 KBS의 정관뿐만 아니라 반드시 법률에 명확히 근거 조항으로 삽입해야 한다. 시민회의는 방송위가 누락시킨 위 조항을 국회 법안 심의에서 반드시 추가시킬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바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