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 활동 > 논평·성명
내년부터 시행예정인 증권집단소송을 둘러싸고 또 다시 논쟁이 불붙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기업들이 그동안 관행적으로 저질러왔던 분식회계에 대한 사면문제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일정기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전기오류를 수정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금융감독당국의 회계감리를 면제해 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검찰 조사 대상에서도 제외해 주는 등의 방법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8일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기업의 분식회계를 기업의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며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어 어느 정도의 보완책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물론 기업들의 분식회계에 대해서 사면조치를 취하는 데에는 형평성이나 법적인 문제 등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내년부터 시행되는 증권집단소송제도의 목적은 기업투명성 강화를 통한 소액주주의 권익보장과 기업경쟁력 강화이다. 과거 미국의 사례처럼 소송이 남발돼 부작용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기업들의 분식회계는 잘못된 행위이지만, 이를 전적으로 기업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과거 정부의 경제개발계획이 중심이 된 수출주도형 성장과정에서 기업들이 분식회계에 대한 유혹과 압박을 받았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증권집단소송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기업들을 단순히 법대로 처벌하는 식의 접근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늘 경제5단체는 투명경영을 다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정치·경제적 사유로 관행적으로 행해져 온 과거의 분식회계를 깊이 반성하고 법과 정책이 정하는 바에 따라 누적된 과거분식을 깨끗하게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형평성 등 많은 논란 속에서도 기업들은 분식회계 사면조치가 시행될 경우 이는 결코 기업이 잘해서가 아니라 과거의 상황을 고려한 국민들의 선처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는 기업들이 보답할 때이다.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 투자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에 기여하는 것이 기업의 최소한의 도리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아울러 기업들은 증권집단소송제도가 도입되는 2005년 1월 이후의 분식회계에 대해서는 정부와 시장의 가차 없는 응징이 뒤따를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