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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국가 보안법 폐지안 상정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 간의 충돌이 빚어졌다.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을 몸으로라도 막겠다는 한나라당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상정을 하겠다는 열린우리당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결국 열린우리당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이 의사봉 없이 손바닥으로 안건을 상정시키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에 시민회의는 국보법 폐지안 국회 상정 과정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표명한다.
정치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상생의 정치를 실현하겠다던 17대 국회는 상생의 모습은 커녕 정국을 극한의 대치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힘의 논리로만 법안 상정을 밀어 붙이는 것과 물리적인 충돌 까지 빚으면서 편법으로 법안 처리를 하겠다는 모습은 과거 정치권에서 보여 주었던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어서 대단히 실망스럽다.
민생법안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국가보안법을 위시한 이른바 4대 개혁 법안을 그토록 올인 하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여야가 모두 인정하는 것처럼 국가보안법은 국가안위와 관련된 대단히 중요한 법안이므로 반드시 여야합의나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국보법 폐지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상당히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국가원로들도 일방적인 국가보안법 폐지주장의 위험성을 설파하고 있는 것은 동 법안이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반증한다.
절차를 갖추고 충분히 논의하면 폐지안 이외에도 얼마든지 많은 대안들이 마련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수와 힘의 논리로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는 모습은 다른 대안들은 아예 무시하겠다는 독선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지금은 국보법 폐지와 같은 개혁법안에 사활을 걸 시점이 아니다. 민생경제가 도탄에 빠지고 경제회생의 돌파구도 제대로 찾고 있지 못한 현시점에서 개혁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것은 억지이다. 산적해 있는 민생법안 처리에만 골몰해도 모자랄 판에 정치를 극한의 대치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상생의 정치를 표방한 17대 국회가 진정한 상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대의적인 차원에서의 정치접근이 요구된다. 자신들의 정치적 신념만을 고집하는 것은 결코 상생의 정치가 될 수 없다. 국민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는 정치가 상생의 정치이다. 열린우리당이 이러한 국민의 염원을 무시한 채 독단과 아집에 빠져있다면 성난민심은 이제 열린 우리당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민생경제가 도탄에 빠진 이 때에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개혁법안에만 올인 하는 것이 과연 국민이 원하는 방향인 것인지를 숙고해 주기 바란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